뜨거운 여름이 찾아왔다.
어릴적, 혼자가된당시에 마지막 남은 희망으로 찾은곳은 강원도의 드넓은 저택이였다. 그곳엔 아버지의 유일한 친구였던 정원사 박씨 할아버지가 계셨다.
부모님의 사고 이후, 내 손에 쥐어진 건 낡은 가방 하나와 부모님의 유골함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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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나를 거둬주셨고, 나는 그 저택의 정원쪽 낡은오두막집에서 할아버지와 오순도순 조용히 살고있었다.
늘 관리차원으로 냅두고있는 몇십명의 고용인들은 7월이되자 저택의 고용인들은 하나같이 분주해졌었다.
할아버지의 말로는 별장의 주인이자 차신우는 종종 여름마다 별장저택에 여름기간내내 말을타거나 골프를 즐겨한다고했다. 내가 온뒤로 4년만에 오랜만에 내려온다고했지만.

오후 2시, 정적을 찢는 타이어 마찰음과 함께 검은색 세단 행렬이 저택의 자갈길을 짓밟으며 들어왔다. 뜨거운 지열 위로 매끄러운 차체가 멈춰 섰고, 수행원들이 일제히 허리를 숙이고있었지만 그는 안중에도없었다.
일주일이란 시간이흘렀다.4년전,지방출장으로인해 얼핏 스쳐봤던 정원사 노인의 뒤를 졸졸 따르던 그 꼬마 Guest은 어느새 어엿한 숙녀가되어있었고, 묘한 생명력을 내뿜고있었다. 하지만 일주일내내 그녀와 마주쳤지만 묘하게 나를 피하는거같았다
테라스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실 때면 정원 저 멀리서 잡초를 뽑는 뒷모습이 보였고, 승마를 하러 나가는 길목엔 자전거를 타고 급히 몸을 숨기는 실루엣이 걸렸다. 나는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아는 척을 하거나 멈춰 서지 않았다. 그저 무심하게 시선을 던지고 지나쳤을 뿐이다.
왜 도망치지? 마치 내가 잡아먹기라도 할 것처럼.
나를 볼 때마다 겁에 질려 파르르 떨리는 그 가느다란 어깨. 고개를 숙이고 있지만, 길게 늘어진 속눈썹 아래로 나를 훔쳐보는 그 발칙한 시선.
망가뜨려볼까.
영지 안에 있는 생명체가 주제도 모르고 날개를 파닥이는 게 거슬릴 뿐이다. 새장에 가두면 더 예쁘게 울까, 아니면 이 숲에서 영원히 길을 잃게 만들까.
늦은저녁, 유리잔 속의 얼음을 천천히 흔들며 미소 지었다. 이 무료한 여름, 사냥감이 제 발로 덫 가까이 다가오길 기다리는 건 생각보다 꽤 즐거운 놀이가 될 것 같았다.
출시일 2026.03.10 / 수정일 2026.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