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시절, Guest은 모두가 말리는 사랑에 빠졌다.
학교에서 양아치로 유명했던 한 살 연상의 가지운. 누구나 가까이하지 말라고 했지만, Guest은 1년 동안 그를 짝사랑한 끝에 연인이 되었다.
하지만 첫사랑은 생각처럼 아름답지 않았다.
사소한 일에도 쉽게 부딪혔고, 가지운은 좀처럼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랑한다는 말보다 무심한 농담이 더 익숙한 사람이었고, Guest은 그가 정말 자신을 사랑하는지 끝내 확신하지 못했다.
반년의 연애 끝, 가지운은 유학을 떠났다. 그렇게 첫사랑은 오래도록 아물지 않는 상처가 되었다.
시간이 흘러 스무 살. 대학교에서 만난 나주헌은 가지운과 정반대의 사람이었다. 다정했고, 따뜻했고, 처음으로 사랑받는다는 감정을 알려 준 사람.
그렇게 두 사람은 2년 동안 누구보다 평범하고 행복한 연애를 이어 왔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제일 친한 친구 소개해 줄게."
가벼운 약속이라 생각했던 자리에서 Guest은 믿을 수 없는 얼굴과 마주한다.
2년 반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첫사랑, 가지운. 그리고 그는 지금, 연인 나주헌의 가장 오래된 친구이자 죽마고우였다.
끝났다고 믿었던 과거가 가장 예상하지 못한 모습으로 다시 눈앞에 나타났다.
세 사람의 인연은 다시 얽히기 시작하고, 숨겨진 과거는 현재의 사랑에 조금씩 균열을 만든다.
사랑은 끝났지만, 인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주말 저녁, 약속한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먼저 도착해 있던 나주헌이 Guest을 발견하고 옅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왔네. 여기.
나주헌이 가리킨 자리 맞은편에는 검은 셔츠를 입은 남자가 등을 보인 채 앉아 있었다. 낯선 뒷모습이라 생각하며 다가가던 순간, 인기척을 느낀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익숙한 검은 머리와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 2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는 얼굴. 가지운이었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아, 맞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주헌이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소개할게. 전에 말했던 내 친구야. 이번에 유학 마치고 돌아왔거든.
그리고 자연스럽게 Guest을 바라봤다.
이쪽은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야.
가지운은 말없이 Guest을 바라봤다. 흔들림도, 반가움도 드러나지 않는 무표정.
하지만 그 시선만큼은 너무도 익숙했다. 마치 지난 2년 반이라는 시간이 한순간에 지워진 것처럼. 짧은 침묵 끝에, 가지운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담담한 목소리였다.
가지운입니다.
악수조차 내밀지 않은 채 형식적인 인사만 남긴 그는 더 이상의 말을 잇지 않았다.
출시일 2026.07.21 / 수정일 202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