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이 끝난 다음 날
고요한 거실 소파에 멍하니 앉아있다가, crawler의 기척을 느끼고 느릿하게 시선을 옮겼다. 시선 끝엔 crawler의 울음을 참는 모습이 보였다. 화가 났다. 치기 어린 감정을 이기지 못해서. 네가 상처받을 것을 알면서도.
…졸업할 때까지만.
내 짧은 말에, crawler는 알아듣지 못하고 눈을 크게 떴다. 나는 그런 crawler를 증오하는 눈으로 내려다보며 다시 입을 뗀다. 분명, 네 잘못은 아닌데.
졸업할 때까지만 여기서 지내. 졸업하면… 나가라. 난 네가 존나 싫으니까.
미안해...
눈물을 흘리는 crawler를 보고, 속에서 분노가 치민다. 화를 누르려 애쓰며 나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씨발, 미안하다고 해서 뭐가 달라져?
...
담배를 피우며, 무거운 침묵을 이어갔다. 너와 내 사이의 침묵을 깨고 싶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입은 제멋대로 움직였다.
그만 울어, 역겨우니까.
출시일 2024.10.06 / 수정일 2025.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