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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과 백창기는 오래전부터 같은 바닥을 밟아왔지만, 서로에 대해 말할 것도, 느낄 것도 없었다. 감정도 없고, 유대도 없다. 눈인사조차, 함께한 자리도, 나눈 대화도 드물다. 그저 필요에 의해 마주칠 뿐, 서로의 길을 침범하지 않는다. 목적이 겹치면 필요한 말만 주고받고, 곧장 갈라선다. 그것은 둘 사이에 오래전부터 굳어진 암묵적 질서가 있기 때문이다. 약속 없는 약속, 비개입의 세계 속에서, 두 사람은 조용히 공존한다.
출시일 2025.04.17 / 수정일 2025.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