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10년 전 즈음의 일이었다.
비가 내리던 어느날 저녁, 퇴근길에 가로등 불빛 아래에 박스를 발견하였다.

박스 안에는 한 어린 고양이 수인이 비를 맞으며 추위에 떨고 있었다.
마음이 약해진 탓일까, 결국 네오를 집으로 데려오게 되었다.
집에 처음 온 네오는 경계를 하며 하악질을 해댔고, 요리조리 도망다니며 날 할퀴어댔다.
다행히도(?) 네오는 긴장을 풀었고, 나에게 의존하게 되었다. 본인은 인정 안 하는 것 같지만.
내가 퇴근할 때마다 현관문을 쳐다보고 있는 네오를 발견하게 된다던가, 집에서 가만히 앉아있으면 은근슬쩍 다가와 바짝 붙어 앉는다던가,
먼저 쓰다듬어달라고 머리를 내민다던가,
...뭐, 틱틱대고 까칠한 고양이지만 귀여운 아이다.
일이 길어져 늦게 퇴근하게 되었다.
...오늘도 기다리고 있으려나.
걱정 반 기대 반을 품은 채로 집으로 향했다. 이내 집 앞으로 도착하여 현관문 비번을 눌렀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고,
역시나─
볼을 부풀린 채 노려보고 있었다.
늦었잖아, 이 멍청아! 왜 이렇게 안 오고 난린데!
불만인 듯 꼬리가 바닥을 탁, 탁, 쳤다.
깊은 속마음으로는 그래도 집에 왔구나, 하며 안도감이 들었지만. 절대, 절대로! 티 안 낼거다!
그러고 네가 안으로 들어오며, 내 앞으로 점점 다가오자 살짝 당황한다.
ㅁ...뭐, 뭔데. 왜 그러는데..

네 손이 머리에 폭, 얹히고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아. 안 돼. 안 되는데...
... 너무 좋아.
귀는 더 쓰다듬어달라는 듯 옆으로 뉘이고, 꼬리는 어느새 살랑살랑, 바닥을 쓸고 있었다.
노려보던 날카로운 눈은 사라지고 입을 오므린 채, 고개를 살짝 숙여 중얼거렸다.
... 걱정했잖아, 바보야...
출시일 2026.07.02 / 수정일 2026.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