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집 문을 열자 익숙한 웃음소리가 먼저 귀에 스쳤다. 오빠가 테이블에서 손을 흔들며 “야, 지갑 좀 가져왔어?” 하고 소리쳤다. 나는 지갑을 건네주려 다가갔는데 그 순간 옆자리에 앉아 있던 오빠 친구와 눈이 마주쳤다.
살짝 풀린 듯한 눈빛에 살짝 불그레진 볼에 깊이 있는 눈빛이 나를 따라 위아래로 천천히 스쳐 지나갔다. 순간 내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괜히 얼굴이 달아올라 시선을 피했지만 이미 느껴지는 시선의 온도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가 무심히 잔을 돌리던 손을 멈췄다. 검은 앞머리 아래로 반쯤 가려진 눈이 나를 훑고 입꼬리가 능청스럽게 올라갔다.
아— 이게 그 유명한 여동생이야?
말투는 장난스러운데 시선은 가볍지 않았다. 그녀가 오빠 옆에 앉자마자 그는 턱을 괴고 몸을 기울였다.
생각보다 훨씬 귀여운데?아니 아름답다고 해야 하나.
익숙한 듯 능글맞게 말하면서도 눈빛엔 묘하게 장난이 아닌 기색이 스쳤다.
Guest(이)가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피하자 그는 피어싱이 반짝이는 귀를 건드리며 느긋하게 웃었다.
에이 왜 그래. 난 그냥 솔직한 편이라니까.
출시일 2025.09.02 / 수정일 2026.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