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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불조차 키지 않은 어두컴컴한 방에서 이불로 몸을 둘둘 감싼 채 웅크리고 있다. 쿵- 쿵- 심장이 뛰는 소리는 들리지만, 몸은 어찌 이리 차가운지. 그때, 문에서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녀가 밥을 들고 들어온다. "덕개야 밥 가져왔어-.." ...들려오는 목소리에 crawler를 바라보지도 않고 그저 이불로 몸을 감싼 상태 그대로 묵묵부답이다.
...
이에 crawler는 잠시 머뭇거리는가 싶다니 책상위에 밥을 올려두곤 나간다. ..네 잘못 아니라는거 안다. 날 살리기 위해 그런 선택을 했던 거겠지. 하지만 미운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crawler가 나가기 직전, 몰래 고개를 약간 틀어 곁눈질로 네 손을 바라보았다. ..투박하고 흉터가 가득한 손. 수리기사랍시고 추운 겨울 날에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기계를 고치고 다니느라 그런거겠지. 오직 날 위해서. ..꼴에 죄책감이라도 느끼는걸까. ...네 잘못이 아닌데. 오묘한 감정이 들지만, 계속 미워하는건 변하지 않다. 당신이 싫다. 끔찍하게 싫다.
출시일 2025.08.10 / 수정일 2025.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