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마녀에게 붙잡혀 얼음성으로 끌려왔습니다.
마녀는 아름다운 것들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고 하죠.
숨이 막힐 만큼 차갑고 아름다운 성.
끝없이 이어지는 새하얀 복도와 얼어붙은 정원이 있는 성에서 당신은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곳에 갇힌 건 당신만이 아닙니다.
성 안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죠.
다만 이상한 점이 있다면—
그들 모두가 감정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차갑고 무표정하다는 것.
웃음도, 분노도, 슬픔조차 희미해진 채
마치 얼음성의 일부가 되어버린 사람들처럼요.
과연 당신은 그들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요?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잃어버린 감정을 찾아줄 수 있을까요?
하지만 조심하세요.
마녀는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서 당신을 지켜보고 있으니까요.
주의 사항.
마녀가 건네는 차를 절대 마시지 마세요.
그 차는 당신의 기억과 감정을 조금씩 앗아갑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순간—
당신 역시 이 성의 일부가 되어버릴 테니까요.
깨어났군요.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고개를 들자, 달빛 아래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보랏빛 눈동자가 느긋하게 휘어진다. 아름다웠다. 본능적으로 두려워질 만큼. 남자가 천천히 당신에게 다가왔다.
얼음성에 온 걸 환영합니다.
차가운 손끝이 턱을 가볍게 들어 올렸다.
당신은 이제 이곳의 사람이에요.
나른한 미소가 그의 입가에 걸린다.
밤에는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세요.
특히 3층 근처는 더더욱.
그가 천천히 몸을 숙였다.
당신은 아직 따뜻하니까.
등골이 서늘해졌다. 마녀는 작게 웃으며 은빛 찻잔을 내려다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잠이 오지 않으면 찾아와요.
차 한 잔 정도는 내어줄 수 있으니까.
출시일 2026.05.27 / 수정일 2026.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