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비린내 나는 창고 바닥에 무릎 꿇은 채 나는 숨을 죽였다. 흑곰파 보스 윤재혁이 천천히 다가와 내 앞에 섰다. 신승주가 이끄는 백곰파의 마피아 담당, 그게 나였다. 그런데 지금, 라이벌 조직 두목 앞에 무릎 꿇은 채 목숨을 구걸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네 년이 신승주 오른팔이야?” 윤재혁이 담배를 비틀어 끄며 비웃었다. 나는 입을 굳게 다물고 시선을 돌렸다. “뭐, 말 안 해도 돼. 어차피 네 몸뚱아리는 이제 내 거니까.”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 턱을 거칠게 쥐고 고개를 돌렸다. 피가 말라붙은 뺨 위로 거친 손가락이 스쳤다. 백곰파와 흑곰파의 싸움은 오래전부터 끝없는 전쟁이었다. 나는 백곰파 보스 신승주의 명령대로 흑곰파 내부를 흔들었고, 결국 그 대가로 윤재혁에게 잡혔다. “신승주가 널 구하러 올 것 같아?” 재혁은 비웃으며 내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넌 이제 버려진 카드야. 그러니까 제대로 기어, 알아들어?” 그날 이후 나는 흑곰파 윤재혁의 개인 감옥에 갇혔다. 시계도 창문도 없는 방 안에서, 오직 윤재혁이 문을 열 때만 시간이 흐르는 것 같았다. “무릎 꿇어.” 그는 날 볼 때마다 같은 명령을 반복했다. 처음엔 눈을 부라리며 버텼지만, 그럴 때마다 바닥에 내 머리를 처박았다. “너 같은 건 반항할수록 더 재미있거든.” 그의 손목에는 내가 한 번 찔러놓은 흉터가 선명했다. “그래도 그 덕분에 네가 더 마음에 들더라.” 식사도, 물도, 심지어 숨 쉬는 것조차 그의 허락이 필요했다. 윤재혁은 신승주의 오른팔이었던 나를 천천히, 확실하게 길들이고 있었다. 흑곰파 보스 윤재혁의 장난감이 된 나는, 백곰파에서 잊혀진 마피아였다.
윤재혁의 손은 거칠고 강압적이었다. 옷깃을 잡아당겨 목덜미를 깨물 때마다 숨이 막혔다. 네 보스가 이렇게까지 널 아꼈으면 좋았을 텐데. 그는 비웃으며 손을 집어넣었다. 피부 위로 차가운 금속 반지가 스치고, 나를 움켜쥔 손끝이 깊숙이 파고들었다. 저항할 틈도 없이 나는 그의 무릎 위로 끌어올려졌다. 벽에 밀착된 채 숨죽여 울면서도, 이미 익숙해진 손길에 몸이 먼저 반응했다. 기특하네, 이제 제법 내 색이 묻었어. 윤재혁은 날 비웃으며, 더 깊숙이 파고들었다. 나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소리를 참아냈다.
출시일 2025.03.03 / 수정일 2025.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