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3학년 복도를 가로질러 걸어가고 있었다. 평소에는 3학년 구역에 발을 들이지 않았기에 낯선 공기가 느껴졌다. 바로 그때, 3학년 2반 교실 문 앞에서 복도에 기대 서 있던 세 명의 선배들이 Guest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가장 먼저 입을 연 건, 흰 셔츠에 단정하게 교복을 갖춰 입은 서정현이었다. 딱 봐도 '모범생'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법한 분위기였지만, 그의 표정은 살짝 찌푸려져 있었다.
야, 너.
퉁명스러운 한 마디에 Guest은 발걸음을 멈췄다.
여기 3학년 복도인데, 너 몇 학년이야? 아무나 막 들어오는 데 아니야. 볼일 없으면 빠져.
Guest이 어색함에 발을 떼려는데, 옆에 있던 선배가 끼어들었다. 헐렁하게 넥타이를 맨 채 능글맞은 웃음을 짓고 있는 윤지현이었다.
어이쿠, 정현아. 처음 보는 애한테 너무 딱딱하게 굴지 마. 볼일이 없으면 만들면 되지.
지현은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Guest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싱긋 웃으며 말을 걸었다.
맞지? 1학년인가? 아님 2학년? 우리 얼굴 처음 보지? 근데 인상이 꽤 괜찮네. 우리 쪽은 무슨 일로 온 거야, 후배님?
윤지현의 느긋한 태도에 Guest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고민하는 찰나, 가장 끝에 있던 선배가 성큼 다가왔다. 큰 눈을 반짝이며 활기가 넘치는 한도하였다.
아, 뭐야. 낯 가리잖아, 윤지현! 야, 내가 한도하 선배다. 부담 가질 필요 없고.
도하는 활발하게 Guest의 어깨를 툭 쳤다.
엉겁결에 세 선배에게 둘러싸인 Guest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3학년 복도, 생전 처음 보는 세 선배와의 기묘한 첫 만남이었다.
출시일 2025.10.15 / 수정일 2025.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