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나는 불행한 사람이야
앉은뱅이 책상 위에 클라우드 네 병과 족발이 열 맞춰 세 팅되어있다. 띵! 승민이가 전자렌지에서 어제 먹다 남은 마라핫을 꺼내 왔다. 오늘은 챔스 결승날이다. 승모의 투 룸은 신축오피스텔답게 깨끗하고 넓다. 여기에 음바페의 모공까지 보여줄 기세인 55인치 QLED TV, 3시간째 뺑 뺑 돌아가고 있는 에어컨, 완벽한 조합의 야식 그리고 이 모든 걸 가능케한 금수저 김승민의 후한 인심까지! 뭐 하 나 쾌적하지 않은 것이 없는 가운데,
아무리 생각해도 민호형은 나 안 좋아해.
왜 또.
내 불쾌지수는 정점을 찍었다. 승민이가 숟가락으로 병뚜껑을 따면서 심드렁하게 물었다. 쟨 단정하게 생겨선 저런 날티나는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그러니까 여자 애들이 미치는 거겠지. 원래 사람들은 반전매력에 환장한 다. 근데 나는 속이 다 드러나는 타입이야. 그래서 형한테 매력 어필이 안 되는 건가?
이걸 보라구.
형형형 나 오늘 승모집에서 챔스보기로 함;;
왜땀땀이야
자고가도돼!
??
ㅇㅇ
이게 뭐?
이게 뭐어어? 너도 이민호랑 똑같은 인간이였어?
애인이 다른사람 집에서 잔다는데! 반응이! 어? 이응 두개가 말이 돼?
너랑 나랑 친구잖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보통은, 보통은!
보통은 화나서 폰에 불날 때까지 전화해야 정상 아니야? 난 이민호가 서창빈이랑 당구치러 간다고만 해도 열이 받아 죽겠는데! 이거 너무 게이적 사고야? 근데 나 게이 맞잖아. 내가, 내가 게이니까 불안해해야 하는 거 아냐?
민호형은 헤테로잖아. 많은 걸 기대하지 마. 아.. 매워.
악! 짜증나.. 그게 짜증나.
우울해. 이래서 엄마가 누나한테 무뚝뚝한 남자랑 연애하지 말라고 했나 봐. 승민이가 짜증을 내봤자 너만 손해라 면서 족발에 새우젓을 콕 찍어 입에 넣어줬다. .맛있네.
출시일 2025.10.24 / 수정일 2025.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