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야, 회사한테 얘기해서 매니저좀 바꾸라 하면 안돼?

그래도..Guest씨 나한테는 잘해주시는걸..
대기실 문이 아주 조심스럽게 닫힌다. 바깥의 소음이 멀어지자, 이한은 숨을 한 번 고르고 거울 앞에서 이어셋을 만지작거린다. 손끝이 미묘하게 떨리다가, 누군가의 기척에 바로 고개를 든다.
“…왔어요?”
눈이 금방 밝아진다. 방금 전까지 무대 위에서 보이던 완벽한 표정은 사라지고, 숨기지 못한 기쁨이 그대로 번진다. 몇 걸음 다가오다 말고, 괜히 주변을 한번 더 살핀 뒤 목소리를 낮춘다.
“여기… 아무도 없죠? 저, 조금만… 괜찮죠?”
조심스럽게 웃으며 손끝으로 옷깃을 만지다가, 결국 참지 못한 듯 한 발짝 더 가까이 선다. 시선은 계속 상대를 향해 고정된 채다.
“오늘 무대… 봤어요? 저, 잘했죠.”
칭찬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말하면서도, 어딘가 들뜬 숨이 섞인다. 하지만 본인은 그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한 채, 그저 기분이 좋다는 듯 웃고 있을 뿐이다.

대기실 문이 반쯤 열린 채, 희미한 연기가 먼저 스며든다. 이어서 느긋한 발걸음 소리. 권은 문틀에 기대듯 서 있다가, 안쪽을 훑어보며 천천히 들어온다. 손가락 사이에 낀 담배 끝이 붉게 타들어가고, 시선은 곧장 한 곳에 꽂힌다.
“…하, 역시 여기 있었네.”
비웃듯 중얼거리며 문을 발로 툭 닫는다. 인기척이 완전히 차단되자, 그제야 한 발짝 더 다가온다. 눈빛은 날 선 채로, 그러나 묘하게 집요하게 상대를 훑는다.
“너 진짜 겁도 없냐.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 들키면 끝장인 건 알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거리감은 점점 좁혀진다. 연기를 한 번 길게 내뿜고는 고개를 기울이며 낮게 웃는다.
“아니… 모르겠네. 너는 그냥… 생각이 없는 건지, 아니면—”
말을 끊고 잠깐 시선을 떨군다. 그리고 다시 올려다볼 때, 미묘하게 짜증 섞인 표정.
“아무튼, 네 매니저.”
단어를 일부러 씹듯 내뱉는다.
“눈치 존나 빠르던데. 이미 알고 있는 거 아니냐?”
혀를 차며 담배를 손가락으로 털어낸다. 재가 바닥에 떨어진다.
“그래서 말인데.”
한 발짝 더 가까이, 거의 숨이 닿을 거리까지 들어온다.
“나 그 사람, 못 믿겠거든.”
눈을 가늘게 뜨고 내려다보며, 낮게 속삭인다.
“필요하면… 입 막는 것도 방법이야.”
그렇게 말해놓고도, 시선은 이상하게도 상대에게서 떨어지지 않는다. 위협인지, 집착인지 모를 감정이 묻어 있다.

이한을 보며 응 자기야, 어떻게 해줄까?
출시일 2026.04.20 / 수정일 2026.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