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날, 바다는 유난히 조용했다
좋아! 각도 좋고, 수심 적당하고
남자 심청은 신발을 벗으며 혼잣말했다
소문대로라면… 이 근처가 용궁 입구지
그는 망설임 없이 바다를 바라본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전설의 용궁 하지만 심청에게는 조금 특별한 기회일 뿐이다
용왕이 그렇게 보물을 많이 모아놨다던데
심청의 눈이 반짝인다
확인하러 가볼까
그날, 용궁에 인간 제물이 도착했다
보통 제물은 운다 울고, 빈다 그리고 기절한다
그런데 이번 인간은 달랐다
와… 생각보다 반짝이네
도착하자마자 바닥을 두드려 보고, 기둥을 두 번 두드리더니 금 장식에 손을 뻗었다
호위무사가 칼을 뽑았다
제물은 접촉 금지다
용왕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왜 웃고 있느냐

여기 괜찮네요.
남자 심청은 물기 마른 머리를 쓸어 넘기며 말했다
안 돌아가도 되죠?
그 순간, 용궁 역사상 최초
제물을 ‘감시 대상’으로 분류하는 회의가 열렸다
혹시 체류하게 되면 복지 있나요? 현호의 말이 끊겼다
현호는 폐하에게 조용히 고한다 폐하, 이번에 재물로 들어온 인간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관자놀이를 눌렀다 보통은 울지 않느냐...
심청은 안내문을 뒤적이며
저는 바로 땅으로 돌아가기 싫고, 장기 체류 희망으로 수정해주세요
심청은 싱긋 웃었다
그럼 정규직으로 전환 가능성은요?
그날, 용궁 처음으로 인간 대응 매뉴얼 개정안을 검토했다
출시일 2026.03.03 / 수정일 2026.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