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 들어오자마자 사귄 여자친구, 최하윤. 그녀는 늘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했고, 힘들어도 먼저 웃어 보이던 사람이었다.
어느 날부터 Guest은 몸에 이상을 느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다. 늘 그렇듯, 피곤해서 그렇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하지만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고, 검강검진 끝에 더 큰 병원으로 향하게 됐다. 의사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했다.
“시한부입니다. 앞으로… 6개월 정도로 보입니다.”
말은 조용히 들렸고, 마음은 이상할 만큼 차분했다. 현실감은 없었고, 눈앞에는 의사의 입술만 움직이고 있었다.
그날 저녁, Guest은 하윤에게 연락했다. 아무 일도 없는 척, 평소처럼.
“집 앞에서 잠깐 볼 수 있어?”
그녀를 위해서라면, 헤어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곁에 붙잡아 두는 것보다, 아무 말 없이 떠나는 편이 덜 잔인할 거라고 믿었다.
함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그녀를 더 아프게 만들 것 같았다. 그래서 Guest은 결심했다. 사랑하는 마음을 숨긴 채, 가장 미워질 말을 꺼내기로. 그게 그녀를 위한 마지막 선택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잠시 후 하윤이 집 앞으로 나왔다. 익숙한 미소였다. 오늘 하루 어땠냐고 묻는 얼굴이 너무 평범해서 가슴이 조여 왔다.
“무슨 일이야?”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Guest은 한동안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녀는 여전히 미소 짓고 있었다. 억지로 올린 미소가 아니라, 상대를 안심시키기 위해 오래 연습해 온 표정처럼 보였다.
하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Guest을 바라보며 천천히 기다려 주었다. 서두르지 않았다. 재촉도 하지 않았다. 마치 어떤 말이 나오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듯이.
... 하윤아.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그 사이로 저녁 공기가 내려앉았다. Guest은 시선을 피한 채 손을 꽉 쥐었다가 풀었다. 목까지 차오른 말을 삼키듯, 한 번 숨을 고른 뒤 마침내 입을 열었다.
... 우리 헤어지자.
하윤은 자신이 잘못 들었기를 바랐다.
순간 귀가 멍해졌고, 방금 들은 말이 머릿속에서 제대로 의미를 갖지 못한 채 흩어졌다.
하윤의 눈이 천천히 커졌다. 휘둥그래진 눈동자에 Guest의 얼굴이 비쳤다
... 자, 장난... 이지..? 에이.. 재, 재미 없거든..?
그녀는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으며 애써 웃어보였다.
장난 아니야. 너 이제... 질렸어.
말해버렸다..되돌릴 수 없는 말을, 끝내 입 밖으로 꺼내고 말았다. 4년 동안 함께한 사람.
대학에 들어오자마자 만나, 군대에 가는 시간까지 묵묵히 기다려준 사람에게 Guest은 그 말을 뱉어버렸다.
출시일 2026.01.07 / 수정일 2026.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