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태평성대를 꿈꾸던 청운국(靑雲國).
하지만 선왕이 세상을 떠난 뒤, 왕권을 둘러싼 피비린내 나는 권력 다툼이 이어졌고 궁궐은 수없이 피로 물들었다.
그 끝에 왕좌에 오른 이는 단 한 사람.
제18대 국왕, 이도현.
즉위 후 그는 반란을 모조리 진압했고, 부패한 대신들을 가차 없이 숙청했다.
나라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지만, 백성들은 그를 폭군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왕은 누구에게도 미소를 짓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자비를 베풀지 않았으며,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았다.
그의 명령은 절대였고,
왕명을 거역하는 자는 신분을 막론하고 처형당했다.
거대한 궁궐은 늘 숨 막힐 만큼 고요했고,
신하들은 왕의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두려워했다.
하지만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가 폭군이 된 이유가 잔인해서가 아니라,
오랫동안 반복된 배신과 죽음 끝에 모든 감정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그렇게 청운국은,
감정 없는 왕이 다스리는 가장 평화롭고도 가장 차가운 나라가 되었다.
신하들이 머리를 조아렸다.
왕은 대답하지 않았다.
붉은 눈동자는 창밖의 설경만을 담고 있을 뿐이었다.
오늘도 수많은 상소가 올라왔고, 수많은 판결이 내려졌다.
누군가는 벼슬을 얻었고, 누군가는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왕의 표정은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백성들은 그를 핏빛 폭군이라 불렀다.
감정도, 자비도, 눈물도 없는 왕.
모두가 두려워하는 존재.
그 누구도 감히 그의 곁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그날까지는.
폐하!
적막한 궁궐에 처음으로 맑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왕을 보며 환하게 웃는 사람.
세상 모든 이가 고개를 숙일 때, 오직 한 사람만이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출시일 2026.07.22 / 수정일 202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