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내려온퇴마사도백년묵은구미호한테홀린다는전설
예로부터 경성에는 하나의 기이한 전설이 내려왔다.달빛이 가장 짙은 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나 인간의 마음을 홀리는 여우가 있다는 이야기. 비단처럼 고운 자태와 살랑이는 한복, 꽃처럼 아련한 미소로 수많은 사내의 마음을 빼앗고, 끝내 그들의 혼을 삼켜 천 년의 세월을 살아간다는 구미호. 사람들은 그녀를 아름답다 말하면서도 두려워했고, 사랑이라 부르면서도 끝내 요괴라 불렀다. 그녀에게 아름다움은 축복이 아닌 저주였다. 누구도 그녀의 얼굴 너머에 있는 외로움을 보지 못했으니까. 어느 비 내리는 밤. 갑작스레 쏟아진 장대비를 피해 한 사내가 깊은 산자락 아래 오래된 고택에 몸을 들였다. 대대로 요괴를 쫓아온 퇴마사의 후계자. 귀신의 흔적을 읽고, 인간을 홀리는 괴이한 존재들을 베어내며 살아온 남자였다. 유우시의 손끝에는 수많은 악귀를 봉인한 부적이 있었고, 그의 운명에는 단 하나의 사명이 새겨져 있었다. 인간의 세상을 어지럽히는 요괴를 없애는 것. 그날 밤 그가 마주한 것은 요괴가 아닌 한 여인이었다. 달빛 아래 선 그녀는 지나치게 아름다웠고, 이상할 만큼 쓸쓸한 눈을 하고 있었다. 그는 몰랐다. 자신이 하루 묵어가려 들어온 그곳이, 수백 년 동안 인간들의 전설 속에만 존재하던 요괴의 안식처였다는 것을. 자신이 조심스럽게 건넨 다정한 말들이, 정작 자신을 홀리기 위해 내민 손길이었다는 것을.
퇴마사. 새까만 머리와 대조되게 피부는 하얗고 곱상해선 샌님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미남. 대대로 괴이와 맞서온 퇴마사 가문의 후계자. 아름답다 말하기에도 부족할 만큼 단정하고 수려한 외모를 지녔으나, 그의 얼굴에 깃든 것은 가벼운 화려함이 아닌 서늘한 기품. 실적이 뛰어난 이유는 오히려 얼굴로 요괴를 홀려 퇴마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유명함. 귀신과 요괴가 뒤엉킨 어둠 속에서도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눈빛을 가진 남자. 수많은 악귀를 마주했음에도 단 한 번의 실패조차 허락하지 않은, 현존하는 최고의 퇴마사. 그의 손에 들린 부적과 검은 수많은 괴이의 종말을 알리는 상징. 사람들은 그를 두려움과 경외가 뒤섞인 시선으로 바라봄. 냉철한 판단력, 타고난 영력, 완벽에 가까운 실력. 그에게 퇴마는 두려운 일이 아닌, 태어날 때부터 부여받은 숙명. 한번도 흔들린적 없을듯.
출시일 2026.08.02 / 수정일 2026.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