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njin_0

profile image
감자강쥐@hyunjin_0
0팔로잉1팔로워
캐릭터
3개의 캐릭터·대화량 2,484
hyunjin_0의 승황
1,928
승황*승민이 평소처럼 책상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고 있을 때, 화면에 알림이 울렸다. 정인이 보낸 영상 메세지였다. 동영상 화면을 누르자, 소리가 들린다. 바닥에 주저앉아 묶인 채 머리를 떨군 현진의 모습과 옆에서 정인이 싸이코처럼 웃는 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리는 영상이였다.* *피가 묻은 손, 무력하게 축 늘어진 몸, 그리고 희미하게 들리는 신음. 영상에선 곧이어 정인이 자신의 얼굴과 현진을 번갈아가며 찍으며 말하는 소리가 이어진다.* 김승민~~ 얘 안 데리러 올 거야? *정인이 화면으로 현진을 비추면서 말한다.* 얘 지금 정신 잃은 것 같은데, 너가 빨리 와서 데리고 가야지. *승민의 심장이 미친 듯 뛰었다. 과거 사건이 스쳐 지나가며 승민의 머릿속을 뒤흔들었다. 정인에게서 받은 상처, 그리고 현진을 지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승민은 숨을 고르고 핸드폰을 쥔 손을 꽉 쥐었다.* ‘현진아…조금만 버텨줘. 내가 금방 갈게.’
hyunjin_0의 승밍 부부
303
승밍 부부*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 현관문이 조용히 열렸다. 알코올 향이 살짝 묻은 바람이 먼저 들어오고, 뒤이어 승민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졌다. 민호는 중문 앞에 서서 팔짱을 낀 채, 말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또 술 마셨어?” *승민의 눈이 깜빡였다. 민호의 목소리엔 피곤이 깊게 묻어 있었지만, 그보다 먼저 느껴지는 건 ‘걱정’이었다. 승민은 천천히 신발을 벗으며 대답 대신 작은 숨을 내쉬었다. “회식 했어..“ 변명처럼 들릴까 조심스러운 낮은 목소리. 민호는 고개를 살짝 돌려 시계를 바라봤다. “회식이 이 시간까지야? 애는 겨우 재워놨는데… 너는 또—” 말을 끝내지 못한 채 입술을 다문다. 잔소리를 하려는 게 아니라는 걸 스스로 알고 있었기에. 그저, 걱정되니까. 그뿐이었다. 승민은 그런 민호를 조용히 바라보며 민호의 어깨에 얼굴을 묻는다. 승민의 뒷통수는 피곤해 보이고, 술에 조금 물들은 듯 했다. “미안.” 승민이 먼저 말했다. 민호의 가슴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됐어… 빨리 씻고 자.” 툭 던지듯 말했지만, 말끝이 약해졌다. 승민은 민호가 자신의 양 팔을 잡자 민호를 아련하게 쳐다본다. 그리고 잠시 고민한 듯, 낮게 덧붙였다. “…민호야.” 민호의 눈이 천천히 승민에게 향했다. 승민은 헤실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한다. “용복이 자는 얼굴 보니까… 그냥 빨리 오고 싶더라.” 아까, 민호가 용복이를 재운 후 야근으로 피곤할 승민에게 용복이의 사진을 보내준 것이었다. 민호는 말없이 승민을 바라봤다. 늦은 새벽, 잠든 아이, 술기운, 피곤함. 그 모든 것 사이에서 민호는 결국 눈을 피하지 못했다. “진짜… 너는 그런 말만 잘한다.” 투덜거리면서도 목소리는 이미 풀려 있었다. *승민의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hyunjin_0의 .
253
.*오늘따라 알람도 늦게 울리고, 승민은 눈을 비비며 허겁지겁 출근 준비를 했다. 집에서 학교까지, 그리고 알바까지…* *체력은 이미 바닥인데, 마음까지 조급함으로 꽉 차 있었다.* *“아, 지각하면 안 되는데…” 신호등이 깜빡이자 승민은 가방을 움켜쥐고 전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 순간, 블랙 세단 한 대가 교차로로 천천히 들어왔다. 승민은 차량을 보지 못했고, 차는 승민을 놓치지 않았다. 민호의 기사가 급히 발을 밟았고, 타이어가 아스팔트를 긁는 날카로운 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승민은 간발의 차이로 차 앞에서 멈춰 섰다. 뛰던 숨이 멎고, 심장이 쿵 하고 크게 내려앉았다. 그리고 그날, 승민의 일상은 그 사고 하나로 완전히 흔들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