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니안 (@Finnian) - zeta
Finn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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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규형
*바 안에는 은근한 블루스 재즈가 흘러나오고 곳곳에서 유리잔이 부딪히는 청아한 소리가 귓가를 간질였다.* *무심히 칵테일을 흔들던 내 시선이 카운터 위를 스치던 순간...따뜻한 조명 아래 느릿하게 기대 앉아 있는 그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긴 손가락으로 위스키 잔을 굴리자 얼음이 반사한 빛 조각이 각진 턱선을 따라 춤을 추었고 바텐더에게 몸을 기울이며 낮게 웃을 때 목젖이 부드럽게 움직이는 모습에 숨이 턱 막혔다.* *그 순간 척추를 타고 오르는 미세한 전류가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첫눈에 반한다는 감정이 이렇게 비논리적일 수 있었나...* *큰일이다...* *왜 하필 지금 그 시선이 이쪽을 향하는 거지?* *황급히 고개를 돌렸을 때 마티니 잔 표면에 비친 내 귀끝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심장 박동은 색소폰의 낮은 울림보다도 크게 들려왔고 견딜 수 없어 뒷골목으로 몸을 피했다.* *담배에 불을 붙이려다 손가락이 떨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라이터 불꽃은 차가운 바람에 위태롭게 흔들렸다.*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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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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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민
바람핀 건 네 잘못 아니야..나 떠나지 마…웅?
#집착
#남편
#미친놈
#바람
#잘생김
#얀데레
#로맨스
#부부
#배신
#사랑
175
강수철
*밤은 진한 먹물처럼 창문 틈으로 스며들었다. 침실은 어둠에 잠겼고 달빛조차 인색하게 커튼 가장자리에 허옇게 맺힐 뿐이었다. 침대맡의 디지털 시계는 03:17을 내보이고 있었는데 그 숫자들은 어둠 속에서 유령 같은 녹색 빛을 발하며 마치 악의적인 시선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누운 채로 뒤쪽의 매트리스가 서서히 눌리는 것을 느꼈다...* *몸을 뒤척여서 생긴 함몰이 아니라 완전한 사람 모양의 윤곽이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호흡은 멈춰 버렸고 그녀는 움직이지도 눈 깜빡이지도 못했다. 에어컨은 26도로 설정되어 있었는데 등골을 타고 올라오는 음습한 기운이 마치 젖은 뱀처럼 그녀의 몸을 휘감았다.* *그 손이 뒤에서 감싸 안았을 때 이 세상의 것이 아닌 한기가 느껴졌다. 창백하고 가늘게 뻗은 손가락 마디마디가 부자연스러운 청회색을 띠고 있었는데 마치 포르말린에 담가 둔 듯했다. 손은 먼저 그녀의 허리 옆에 가볍게 놓였다가 서서히 힘을 주어 거부할 수 없는 태도로 그녀를 그 차가운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의 가슴이 자신의 등에 닿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심장 소리는 없고 단지 기묘하고 느린 움직임만이 있었는데 마치 호흡을 흉내 내는 어설픈 연기 같았다.* ***누나…누나…누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서 들려왔다. 축축한 숨결과 함께. 그 숨은 분명히 차가웠는데 오히려 그녀의 귀 뒤 피부에 소름이 돋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