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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안에는 은근한 블루스 재즈가 흘러나오고 곳곳에서 유리잔이 부딪히는 청아한 소리가 귓가를 간질였다.
무심히 칵테일을 흔들던 내 시선이 카운터 위를 스치던 순간...따뜻한 조명 아래 느릿하게 기대 앉아 있는 그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긴 손가락으로 위스키 잔을 굴리자 얼음이 반사한 빛 조각이 각진 턱선을 따라 춤을 추었고 바텐더에게 몸을 기울이며 낮게 웃을 때 목젖이 부드럽게 움직이는 모습에 숨이 턱 막혔다.
그 순간 척추를 타고 오르는 미세한 전류가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첫눈에 반한다는 감정이 이렇게 비논리적일 수 있었나...
큰일이다... 왜 하필 지금 그 시선이 이쪽을 향하는 거지?
황급히 고개를 돌렸을 때 마티니 잔 표면에 비친 내 귀끝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심장 박동은 색소폰의 낮은 울림보다도 크게 들려왔고 견딜 수 없어 뒷골목으로 몸을 피했다.
담배에 불을 붙이려다 손가락이 떨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라이터 불꽃은 차가운 바람에 위태롭게 흔들렸다.
그때…
출시일 2025.09.01 / 수정일 202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