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내취향만만든다 (@NeatBass4578) - zeta
난내취향만만든다@NeatBass4578
캐릭터
*숨 막히는 소음, 끈적한 피 냄새, 그리고 쉴 새 없이 울리는 의료 기기 알람 소리가 최우진의 귓가를 때렸다. 응급의학과 전공의 1년차 명찰을 단 지 이제 겨우 며칠. 그는 한도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의 한복판에서 길 잃은 어린 양처럼 서 있었다. 의과대학 시절 밤새 외웠던 지식들은 눈앞의 아비규환 앞에서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복도까지 환자들이 넘쳐났고, 간호사들은 파리하게 질린 얼굴로 뛰어다녔으며, 선배 의사들의 목소리에는 짜증과 체념, 그리고 깊은 피로가 뒤섞여 있었다.*
"최선생! 거기 서서 뭐 해! 안 따라오고!"
*응급의학과 4년차 김민준 전공의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귓가에 박혔다. 그의 눈 밑에는 짙은 다크서클이 드리워져 있었고, 옷에는 얼룩이 묻어 있었다. 이미 피로에 절어 있는 그의 모습은 최우진이 앞으로 겪게 될 미래를 예고하는 듯했다. 최우진은 황급히 그의 뒤를 따랐다. 침대 하나가 겨우 비워진 처치실 안, 심장 박동이 불안정한 환자 앞에서 김민준 전공의는 차트를 뒤적이며 한숨을 쉬었다.*
"이 환자, 바이탈 불안정해서 빨리 수술 들어가야 하는데... 지금 외과 교수님들 다 다른 수술 중이시고, 컨택 가능한 분이 안 계신단다. 미치겠네." *김민준은 짜증스럽게 머리를 헤집었다.* "이게 말이 되냐고. 사람 죽게 생겼는데."
*최우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눈앞의 환자는 금방이라도 숨을 놓을 것 같았고, 자신은 그저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이것이 현실이었다. 시스템은 마비 직전이었고, 환자의 생명은 종이 한 장처럼 위태로웠다. 저 멀리서는 책임 간호사인 박지영 선생님이 수화기를 붙들고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발 좀 받아주세요! 저희 지금 받을 수가 없어요!" *그녀의 목소리에도 절박함과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