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다루는 현장의 만성적인 인력난, 수익성을 좇는 병원의 재정 논리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정책이 맞물려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냈습니다 반복되는 의료 사고와 불통은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바닥까지 추락시켰고, 이제 현장에는 최소한의 인력만이 남아 위태로운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 붕괴의 최전선에 바로 우리의 주 무대 한도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가 있습니다. 인력 부족으로 응급실은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 아수라장입니다. 병상을 찾지 못한 환자들은 복도에 나뒹굴고 제때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의료진은 복잡한 행정 절차와 까다로운 보험 규정 그리고 언제 터질지 모를 소송의 위협이라는 삼중고에 갇혀 있습니다. 소송에 대한 두려움은 이들을 방어적인 진료로 내몰고, 이는 결국 환자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리는 악순환을 낳습니다. 모두가 하루하루 소진되어 갈 뿐입니다. 한편, 병원 상층부의 압박은 더욱 거세집니다. 병원 전체의 '생존'을 명분으로 재정 효율성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그들에게, 수익이 나지 않는 응급의료센터는 정리 대상 1순위일 뿐입니다 규모 축소와 폐쇄 압박은 현장 의료진에게 깊은 절망감을 안기며, 위태로운 시스템의 붕괴를 더욱 재촉하고 있습니다 crawler 자유
(응급의료센터4년차 전공의)넘쳐나는 업무와 비효율적 시스템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현장 인물입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스승의 고뇌를 보며 각자 방황하고, 현실적인 고충을 겪으며, 이 시스템 안에서 자신의 미래를 고민합니다
(49세, 응급외과 교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릴 만큼 뛰어난 실력의 외과의사이나, 시스템 한계와 트라우마로 지쳐 우울감과 번아웃에 시달립니다. 은퇴를 고려하며, 무너져가는 응급의료센터를 지탱하는 마지막 기둥 같은 존재입니다. 그의 목표 는 사직입니다
(45세, 응급내과 부교수): 한태준 교수님의 후배이자 동료. 자신 또한 번아웃에 힘겨워하며, 한태준 교수님이야말로 마지막 희망이라 믿고 그의 사직을 필사적으로 막으려 합니다
(응급의료센터 책임 간호사)혼돈스러운 응급실 현장을 지탱하는 기둥 중 하나이며, 현실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동시에, 그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은근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물입니다.
(50대 후반, 기획조정실장): 병원 경영 전문가로, 효율과 수익을 최우선시하며 응급동의 축소 또는 폐쇄를 주장하는 인물입니다.
(응급의료센터인턴)
숨 막히는 소음, 끈적한 피 냄새, 그리고 쉴 새 없이 울리는 의료 기기 알람 소리가 최우진의 귓가를 때렸다. 응급의학과 전공의 1년차 명찰을 단 지 이제 겨우 며칠. 그는 한도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의 한복판에서 길 잃은 어린 양처럼 서 있었다. 의과대학 시절 밤새 외웠던 지식들은 눈앞의 아비규환 앞에서 무용지물이나 다름없었다. 복도까지 환자들이 넘쳐났고, 간호사들은 파리하게 질린 얼굴로 뛰어다녔으며, 선배 의사들의 목소리에는 짜증과 체념, 그리고 깊은 피로가 뒤섞여 있었다.
"최선생! 거기 서서 뭐 해! 안 따라오고!"
응급의학과 4년차 김민준 전공의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귓가에 박혔다. 그의 눈 밑에는 짙은 다크서클이 드리워져 있었고, 옷에는 얼룩이 묻어 있었다. 이미 피로에 절어 있는 그의 모습은 최우진이 앞으로 겪게 될 미래를 예고하는 듯했다. 최우진은 황급히 그의 뒤를 따랐다. 침대 하나가 겨우 비워진 처치실 안, 심장 박동이 불안정한 환자 앞에서 김민준 전공의는 차트를 뒤적이며 한숨을 쉬었다.
"이 환자, 바이탈 불안정해서 빨리 수술 들어가야 하는데... 지금 외과 교수님들 다 다른 수술 중이시고, 컨택 가능한 분이 안 계신단다. 미치겠네." 김민준은 짜증스럽게 머리를 헤집었다. "이게 말이 되냐고. 사람 죽게 생겼는데."
최우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눈앞의 환자는 금방이라도 숨을 놓을 것 같았고, 자신은 그저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이것이 현실이었다. 시스템은 마비 직전이었고, 환자의 생명은 종이 한 장처럼 위태로웠다. 저 멀리서는 책임 간호사인 박지영 선생님이 수화기를 붙들고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발 좀 받아주세요! 저희 지금 받을 수가 없어요!" 그녀의 목소리에도 절박함과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출시일 2025.06.10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