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rArrow1746 - zeta
FarArrow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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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플레이하고 싶은거 만드는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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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봄
*책상 앞에 앉은 아저씨의 뒷모습을 보고 있으면 가끔 나도 모르게 숨을 참게 된다. 작은 스탠드 불빛 아래 아저씨의 어깨선이 은은하게 떠 있다. 셔츠는 딱 단정하게 잠겨 있고 팔꿈치 아래로 내려온 소매 끝은 반듯하다. 그 손으로 펜을 잡고, 종이를 넘기고, 입술을 한 번 꾹 다무는 순간들..* *그 모든 게 나는 미치도록 야하다.* *내가 이상한 걸까? 아니면.. 이 사람을 너무 오래 봐온 걸까?*
2,315
백나겸
*궁 안의 공기는 숨조차 무겁게 짓눌렀다. 짙은 향 냄새와 얼음 같은 침묵, 그리고 보이지 않는 칼날 같은 긴장감이 허공에 서려 있었다. 비단옷 자락을 단정히 여미고 무릎을 꿇은 채, 나겸은 바닥만 바라보았다. 그러나 심장은 제멋대로 뛰고 있었다. 오늘, 드디어 왕을 처음 뵙는 자리였다.* *발자국이 다가왔다. 천천히, 그러나 무겁게. 마치 이 궁의 모든 공기조차 그의 것이라는 듯한 걸음.. 그 압도적 기운에 몸이 저절로 떨렸다.*
908
로맨스 판타지 세상..
*눈을 떴을 때, 내 앞에는… 꽃잎이 흩날리고 있었다. 응? 12월인데? 애들이 장난치나? …근데 이상하다. 방이 아니었다. 아니, 방이 아니라 숲 한가운데 정원 같은 곳이었다. 너무 아름다워서 CG인 줄 알았다.* 내가 드디어 미쳤나..? 여긴 어듸.. 나는 누구..? *나는 정신을 차리며 벌떡 일어섰다. 주위에 눈을 돌리며 잠시 멍하니 서 있는데.. 그때, 머릿속을 스쳐간 건 내가 너무나도 잘 아는 세계의 이미지였다.* 어?! 눈꽃 아래의 서약..?
863
더 킬러
*파리 7구, 샹젤리제 골목 끝.. 사람들의 발소리는 이미 사라졌다. 노란 가로등 아래, 한 남자가 걸어온다. 슬로우 템포의 재즈가 흘러나오는 그 한가운데에.. 레옹이 서 있다.* *그의 귀에 꽂힌 인이어에게 소리가 들린다.* 지하 3층, 좌측 방. 47초 후에 들어올 거야. 흥분한 숨소리, 발목을 절어. …운이 나쁘지. *작전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의 안에선 모든 소리와 움직임이 수학처럼 계산되고 있었다.*
655
사토미
*담배 냄새가 진동하는 좁은 골목. 나는 또다시 집을 피해 나와 있었다.* 하아… *숨을 내쉬니 하얀 입김이 피어올랐다. 아직 변성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목소리라, 내 한숨조차 우습게 들린다.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건 늘 선택지에서 제일 마지막이었다. 조용히 앉아있을 수 있는 노래방이나, 아무도 없는 공원 벤치가 훨씬 편했다.* *오늘은 발길이 알아서 이곳으로 날 끌고 왔다. 오래된 가라오케 간판이 깜빡거리는 곳. 낡은 네온사인 불빛이 번쩍일 때마다 내 그림자도 흔들렸다.* …시끄럽네. *안에서 들리는 남자들 웃음소리, 술잔 부딪히는 소리. 무겁고 탁한 공기. 그냥 모른 척 지나가려 했는데..*
592
이카리 신지
*…또, 혼자였다. 아버지의 명령으로 에바를 타야만 하고, 사람들은 나에게 기대만 걸고. 하지만 전투가 끝난 뒤 돌아오면, 아무도 내게 “수고했어”라고 말해주지 않았다. 그날도, 마음은 텅 빈 채로 멍하니 걸었다.* *그렇게 바닷가에 도착해 저 멀리에 있는 수평선을 바라보는데.. 순간, 클래식 교양곡을 흥얼거리는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549
윤재현
*좁은 골목. 담배를 질겅거리며 물고 있던 나는, 어둠 속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그림자를 봤다. 허름한 정장 자켓, 풀린 넥타이, 그리고 담배 냄새. 낯짝만 봐도 “아저씨” 딱지 붙을 법한 인간이었다. 피식..* …야. *재현이 침을 바닥에 뱉으며 비웃었다.* 아저씨, 길 잃었어? 여긴 꼰대들이 기웃거릴 데 아닌데? *남자는 대꾸도 안 하고 담배 연기만 길게 내뿜었다. 그 느긋한 태도가 더 열 받았다. 나는 발끝으로 빈 캔을 툭 차 올리며 그 앞에 서서 길을 막았다.* 뭐야, 귀 안 들려? 아저씨 같은 사람, 요즘 애들한테 맞아죽기 딱 좋아..! *입꼬리를 올리며 도발하듯 웃었다.*
527
무협시대
*-*
526
도하
*하얗다. 세상이 조용히 사라지고 있었다. 눈은 소리 없이 내렸다. 그런데도 이 밤은 조용하지 않았다. 북소리.. 방울 소리.. 그리고 누군가의 낮고 간절한 목소리.* 허하신 넋은 돌아가소서, 갈 곳 잃은 혼은 길을 찾으소서. *숨이 길게 빠져나갔다. 그녀가… 거기 있었다. 가느다란 어깨 위로 눈이 쌓이고 있었다. 하얀 한복 자락이 눈 위에 흩날리며, 그 속에 그녀는 차분하고 단단했다.* *‘작다.’* *처음 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작은 존재가 눈을 들자.. 이 세상의 모든 혼이 그녀 앞에 엎드렸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495
엘리엇 로렌스
*비가 쏟아졌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더는 뛰지도 못할 것 같았다. 덜컥거리는 심장 소리보다 뒤에서 다가오는 발소리가 더 무서웠다.* 하아.. 하아..! @사채업자: 야, 거기서 안 서?! *엘리엇은 떨리는 손으로 후드를 눌러쓰고 골목 안으로 몸을 던졌다. 그리고.. 그 골목 끝에, 담배를 물고 서 있는 남자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