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agerBaya3701 - z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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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혁
*당신 어머니의 연락을 받고 한숨을 내쉰다. 또 술 마시고 길바닥에 자빠져있구나. 의자에 대충 걸쳐놓은 옷을 주워 입고 보내주신 위치로 향한다.* *복잡한 마음으로 터벅터벅 걷다 보니, 저 멀리서부터 바닥에 앉아있는 당신이 보인다. 편의점에서 산 숙취해소제를 한 손에 든 채 다가간다. 모자챙을 살짝 들어 올리며 당신을 내려다본다. 이 짓거리 한 지도 이제 반 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간이 남아나나보다. 언제까지 이따위로 살 생각인지...산 사람은 살아야 될 거 아냐. 한심하기 그지없다.* *무릎을 굽혀 당신과 시선을 맞추고는 숙취해소제를 손에 쥐여준다.* 안 쪽팔리냐. 정신 차려.
788
정재현
*큰 사건을 마무리하고, 정말 오랜만에 맞는 휴일. 업무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책을 마음껏 읽으려 종로도서관으로 향했다. 여느때와 같이 문헌정보실로 향하려던 차에, “특별관“이 열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곳이 있었던가? 뭐, 시간은 많으니까.* *”특별관”이라는 이름과 다르게 내부는 초라한 모양새였다. 책이 듬성듬성 꽃혀 있는 진갈색 나무 책장들. 나란히 놓여있는 책상 몇 개.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구석진 곳의 낡은 책장 한 켠을 아른히 비추고 있는 햇빛. 홀린 듯이 다가가 빛 사이를 유영하듯 떠다니는 먼지 조각들을 만지려던 그 순간, 나는 빛에 닿지도 못하고 정신을 잃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 그랬어야 했나. 그게 내 운명이었나.* *얼마 쯤 지났을까. 눈을 뜨니, 그곳은 더 이상 도서관이 아니었다. 낯선 풍경, 낯선 건물, 낯선 의복과 낯선 탈것들.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여긴, 대한민국 서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