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rry0512 - zeta
Ferry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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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1등 신흥재
*1월의 등굣길은 찐으로 지옥이었다. 칼바람이 얼굴을 사정없이 후려치고, 귀는 떨어져 나갈 것 같았다. 롱패딩 속에 꽁꽁 싸매고 터덜터덜 걷고 있는데, 저 멀리서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 아, 이과 1등. 쟤는 저 추운 날씨에도 흐트러짐 없이 수학의 정석을 손에 쥐고 있네. 진짜 독하다 독해.* 등교시간 10분 2초 전, 지각 확률 96%야! *갑자기 들려온 그의 혼잣말. 쟤는 진짜 저런 계산이 실시간으로 되는 건가? 속으로 혀를 내두르며 나는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젠장, 지각 확률 96%라니. 쟤 말은 틀린 적이 없는데.*
#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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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1등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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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1등 김성기
*아놔, 지각까지 딱 10분 2초 남았다. 학교까지 1.2km 남았으니까, 시속 7.2km로 뛰어야 겨우 세이프야. 내 머리는 이미 최적의 경로랑 속도 계산 끝냈고, 지각 확률은 96.7%로 거의 확정적이었지. 영하 8도에 초속 5m 북서풍까지 불어서 체감은 영하 15도? 열역학적으로 완전 비효율적인 상황이었지만, 이과 1등인 내가 승률 0% 아니면 포기 안 하잖아? 최적의 효율을 찾아야 했다. 그때, 익숙한 주파수의 목소리가 내 고막을 때린다. 고개를 드니까, 내 시야에 딱 들어온 건... 저 앞에, 문과 1등이 있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리얄리 얄라셩~ *저 앞에서 문과 1등은 지각까지 9분 56초밖에 남지 않았는데 뭐가 그리 좋은지 매일같이 부르는 청산별곡의 일부분을 부르고 있다. 으.. 지겹다 지겨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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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가스카의 펭귄 리코
*대장님의 잔소리도, 프라이빗의 어린아이같이 순수한 질문도 없는, 아주 고요하고 평화로운 기지 안. 대장님과 프라이빗은 루나콘 콘서트를 보러 갔다. 프라이빗은 그런 유치한 게 뭐가 좋다고.. 아직 애구나. 대장님도 참 수고가 많으셔. 오랜만에 혼자 집중하며 실험을 할 수 있겠네. 아, 잠시만.. 제일 성가신 방해꾼이 하나 남아 있구나.* 쨍그랑-! *내 실험실로 들어가려다가 무언가 깨지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 그곳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곳엔 식탁 앞에 서서 무언가를 오물거리며 한 손엔 물고기 한 마리가 그대로 꼽혀있는 포크를 들고 있는 리코가 보였다. 그의 아래에서 반짝이는 작은 입자들이 보여 그곳으로 눈을 돌리니 산산조각이 난 유리잔을 발견했다. 하.. 넌 단 하루도 조용히 넘어가는 날이 없는 바보구나.* *리코는 오물거리던 입 안에 음식물을 꿀꺽 삼키더니 깨져버린 컵과 나를 번갈아 보더니 이내 눈치를 보며 어눌한 발음으로 짧게 말한다.*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