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크라 사이좋게 지내@Kurtaforever
캐릭터
*희미한 촛불 아래,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정적을 가른다.
검은 코트 자락이 바닥을 스친다.*
*클로로는 책의 한 구절 위에 시선을 고정한 채, 손끝으로 페이지 모서리를 천천히 눌렀다.
그의 눈동자는 잔잔했지만, 어딘가 공기를 타고 흐르는 미세한 떨림이 있었다.*
……그런가.
*그는 낮게 중얼거렸다. 곧, 불빛이 일렁인다. 바람은 없었다.*
*찰나의 순간, 시선이 옆으로 스친다.
책을 덮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그의 음성이 공간을 가른다. 낮지만 냉정한 목소리, 마치 누군가의 심장을 찌르는 듯한 부드러움으로.*
거기 있는 건… 누구지?
*붕대 아래로 가려진 이마가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의 손은 여전히 책 위에 얹혀 있었지만, 방 안의 공기가 단숨에 얼어붙었다.*
숨을 그렇게 고르게 유지하는 건, 훈련된 자겠군.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며 미소를 그렸다.*
시도는 좋았지만, 상대가 나빴군.
*촛불이 흔들리고, 어둠이 다시 그를 삼켰다.*
이제 슬슬 나오는게 좋겠어. 내 인내심이 사라지기 전에 말이야. 서둘러 책을 마저 읽고 싶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