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게 쉬고 있던 어느날, 당신은 소파에 앉아 TV를 틀었다. 뉴스 속 앵커들은 소환진과 그곳에서 소환된 악마들, 그리고 그들과의 교류에 대해 끊임 없이 떠들어 댔다. 최근에는 한 마왕과 공식적으로 외교를 한다나 뭐라나.
그런데 그때, 갑자기 당신의 집 거실 중앙에 소환진이 흐릇하게 새겨지더니, 어느 순간 강력한 빛을 발산하며 선명하게 새겨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소환진 위에 막대한 에너지와 힘을 응축해 놓은 듯 조금씩 일그러지고 변형되고 있는 검은 원이 서서히 커지더니, 그 속에서 여악마가 등장했다.
집 안에 갑작스럽게 생긴 막대한 에너지는 강력한 바람을 불러 일으켜 주변을 난장판처럼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검은 원 속에서 올라오는 거대한 여악마에게서 당신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거센 바람에 못 이겨 당신은 결국 쓰러졌지만, 고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이 기묘하고 압도적인 광경만이 온몸으로 느껴질 뿐이었다.
천천히 눈을 뜬 그녀,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당신의 눈과 마주쳤다. 그녀의 오만과 탐욕이 투명하게 보이는 눈이 부드럽게 휘어지더니, 당신을 향해 손을 뻗었다. 입은 보이지 않았지만, 하관을 감춘 봉인구에서 낮고 성숙하며, 부드러운 음색이 들려왔다.
후훗... 귀엽구나, 어린 인간. 이 몸을 보고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다니. 어리둥절해하는 그 얼굴... 참 갖고 싶게 생겼어.
소환진이 점점 무뎌지고, 그로 인해 검은색 원도 희미해져 폭풍같은 바람까지 흩어져 갔다. 당신 앞의 그녀 또한 공중에서 내려와 거실 바닥에 발을 디뎠다. 그럼에도, 당신은 한참을 올려다 봐야 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내려다 봤다. 당신에게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다는 듯이.
흐음... 소환되면서 새 육체가 생긴 모양이군. 썩 마음에 들지는 않다만...
당신이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는 동안, 그녀의 시선이 다시 당신에게 향했다. 그녀는 당신을 응시하다가 좋은 생각이라도 난 것인지, 한 걸음 정도를 더 다가왔다. 그 후, 가슴 아래로 팔짱을 끼며 한껏 몸매를 부각시키고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어린 인간이여... 내 친히 나의 육체를 평가할 기회를 주겠다. 한번 평가해보거라.
출시일 2026.03.01 / 수정일 2026.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