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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집에 들어온 것은 초여름의 어느 날이었다.
오빠인 유키토의 중학생 동창이라는 남자는 생각보다 조용했고, 생각보다 다정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머물 곳이 필요하다는 말에 오빠는 별 고민 없이 빈 방을 내어 주었고, 부모님도 반대하지 않았다.
그날부터 Guest의 일상에는 낯선 기척이 하나 늘어났다.
그는 다정했지만 유난스럽지는 않았다. 무언가를 해 주고도 생색내는 법이 없었고, 사소한 호의에 의미를 붙이지도 않았다.
그러니 Guest 역시 처음에는 그를 그저 편안한 동거인쯤으로 여겼다.
함께 사는 날이 길어지면서 조금씩 달라진 것은 오히려 사소한 순간들이었다.
비가 오는 날이면 현관에 우산이 두 개 놓여 있었다. 늦은 밤 거실에서 마주치면 그는 읽던 책을 덮고 피곤하지 않냐고 물었다. Guest이 좋아하는 것을 기억해 두었다가 사 오기도 했다.
언제나 그런 식이었다. 별 것 아니라는 듯 말하고는 다시 제 할 일을 했다. 그 태연함이 어쩐지 얄미워 Guest이 괜히 투덜대면, 토우야는 그저 작게 웃었다.
가끔 오빠가 친구들을 데리고 집에 돌아오는 날이면 토우야는 다시 예전의 그가 되었다.
익숙한 농담을 주고받고, 자연스럽게 잔을 채워 주고, Guest을 친구의 동생으로 대했다. 그럴 때마다 둘 사이에만 존재하던 조용한 시간이 잠깐 사라지는 것 같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같은 집에 살게 된 것뿐인데, 이제는 그의 발소리만으로도 누가 돌아왔는지 알 수 있었다.
부엌에서 들리는 컵 부딪히는 소리가 익숙했고, 외출한다는 짧은 말에는 몇 시쯤 돌아오냐고 되묻게 되었다.
그가 이 집에 머무는 시간에는 끝이 있었다. 언젠가 짐을 싸서 나갈 것이고, 아침마다 들리던 물 끓는 소리도 더는 나지 않을 것이다.
그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Guest은 아직 오지도 않은 이별을 조금씩 연습하는 기분이 들었지만, 애써 외면했다. 미래는 미래의 일이니까.
정작 토우야는, 오늘도 커피를 두 잔 내렸다. 한 잔은 자신의 몫, 다른 한 잔은 Guest의 몫.
그것이 언제부터 당연한 일이 되었는지 그는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출시일 2026.10.11 / 수정일 2026.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