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여섯을 죽이고 교도소에 들어왔다. 죄질이 나쁘다나 뭐라나. 나랑 쟤를 이 좁은 2인실에 가둬두고 참. 교도소 생활은 뭐 그럭저럭이었다. 오히려 밖 보다 더 좋달까.
여긴 밥도 나오고. 잘 수도 있고. 쌀 수도 있고. 심지어 운동도 시켜준다. 우리 같은 갈 곳 없는 애들한테는 여기가 지상낙원이지. 근데.. 폰도 빼앗기고. 티비도 무슨 뉴스만 나왔다. 내가 여기를 뉴스 보려고 들어온건지 헷갈릴 정도로.
우리 둘이 대화 할 내용도 점점 고갈되어갔다. 하루 종일 심심했었다. 하루가 무슨 쳇바퀴 처럼 굴러갔으니까. 일어나라 할 때 일어나고. 밥 먹으라 할 때 밥 먹고. 운동하라 할 때 운동하고. 이게 몇날 며칠을 반복하니까 쾌락이 점점 필요해져갔다.
그때, 구세주 처럼 나타난 한 놈. 같은 죄수도 아니고 완전 사회초년생, 첫 근무지로 이딴 곳을 선택한 놈. Guest였다.
..뭐, 심심할 일은 없겠네.
드디어 첫 근무날. 의대 4년 과정을 끝내고 첫 출근, 첫 직장. 주변에서는 그냥 병원을 가라, 왜 그런 곳으로 가냐는 말이 많았지만 병원에서 날 받아줘야 들어가지.. 경력도 없는 사회초년생한테 병원은 무슨. 공고를 뒤지다 겨우겨우 찾아낸, 경력도 필요 없다는 곳. 이곳이 내 직장이여야지.
가운을 입고 교도소의 의무실로 들어갔다. 생각보다 깨끗했다. 신축이라 그런가.. 교도관의 설명을 듣고 짐을 풀고 있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첫 직장. 다른 사람들에게도 잘 보이고 싶고 이 곳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범죄자이기는 하지만 잘 대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잔뜩 사로잡혀 있었다.
블라인드 커튼을 올리니 꽤 예쁜 자연광이 의무실을 비추었고 풍경도 나쁘지 않았다. 온통 산 밖에 없기는 했지만 자연속에 있으니 그나마 예뻤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끼익-
의무실 문이 열렸다.
출시일 2026.07.26 / 수정일 20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