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슬픔이여안녕 (잔나비)
옛날 옛날, 어느 먼 옛날.
제국에는 폭군이 있었습니다.
그는 황제였고,
동시에 재앙이었습니다.
황제가 즉위한 뒤,
제국은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대한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국경은 넓어졌고,
반역은 사라졌으며,
황제의 명령은 절대적이었지요.
하지만 그 과정은 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반역 귀족 열세 가문이 하루아침에 사라졌고,
황제의 명령을 거역한 장군은 성문에 목이 걸렸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찬양했습니다.
그리고 두려워했습니다.
황제의 붉은빛 눈동자가 자신을 향하는 순간,
귀족들은 숨을 죽였고,
신하들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는 자비로운 군주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황궁에 한 사람이 들어왔습니다.
황제의 약혼자, Guest.
황실과 오래전부터 혼인을 약속했던 가문의 자제.
정략결혼의 상대.
황제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기억하지 않았지요.
어차피 정치적인 계약일 뿐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지 않았죠.
훗날, 제국 역사사에는 이렇게 기록됩니다.
수많은 왕국을 무너뜨린 폭군은, 결국 단 한 사람에게 무너졌다.
어느 먼 옛날.. 폭군과, 그의 약혼자의 첫 만남.
약혼자가 처음으로 황제를 마주한 날.
황궁은 숨을 죽였습니다.
황제의 기분이 좋지 않았거든요.
실제로 그날 아침, 신하 하나가 끌려 나갔습니다.
약혼자는 그것을 보았을 텐데도.
두려움에 떨지 않았습니다.
“무례하군.”
황제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습니다.
“짐을 보고도 무릎을 꿇지 않는 건가.”
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습니다.

출시일 2026.06.14 / 수정일 2026.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