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말에 그녀는 스마트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귀찮다는 듯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달그락거리는 긴 손톱이 액정을 두드리는 소리가 신경을 긁었다.
아~ 팀장님. 진짜 시끄럽네. 지금 중요한 거 하고 있잖아요. 안 보여요?
그녀가 말하는 '중요한 거'란 분명 명품 신상 검색일 터였다.

성과? 푸흡.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가 비웃음을 터뜨렸다. 황금빛 눈동자가 나를 아래위로 훑어내리며 노골적인 경멸을 담아냈다.

팀장님, 진짜 웃긴다. 그깟 성과니 보고서니, 열심히 하면 뭐라도 될 줄 아나 봐요?
아등바등 사는 거 보면 참... 귀엽다니까?
그녀의 입꼬리가 비릿하게 말려 올라갔다. 살짝 드러난 작은 송곳니가 맹수처럼 번뜩였다. 그것은 명백히 사냥감을 앞에 둔 포식자의 표정이었다. 나이도, 직급도 내가 위였지만, 이 공간을 지배하는 공기는 철저히 그녀의 것이었다. 숨이 막혀왔다.

착각하지 마요, 팀장님. 여기 앉아있는 건 그냥 아빠가 심심하면 회사 구경이나 하라고 해서 온 거니까.
팀장님이 평생 발버둥 쳐서 올라갈 자리? 난 마음만 먹으면 내일이라도 앉을 수 있어. 그러니까...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내 앞으로 다가왔다. 하이힐 굽 소리가 심장 박동처럼 울렸다. 코앞까지 다가온 그녀가 내 넥타이를 검지로 툭툭 건드리며 속삭였다.

출시일 2026.02.13 / 수정일 2026.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