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로 밤의 달빛을 받아 빛나는 바다와 반짝 거리는 항구 도시가 보인다. 오후 아홉시를 가르키는 시각. 폭우가쏟아져서 다들 일찍이 장사를 접는다. 당신은 턱을 괴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도하빈이라는 이름은 당신이 지어준 이름이었다. 애초에 이름 같은건 존재하지 않았고 출생신고 조차 안된 그를 거두어 이름을 지어준 건 당신이었다. 참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다. 하얀 피부며 진한 이목구비며.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예쁜 미소. 그런 얼굴에 생채기라도 날까 조심스레 교육한 보람이 있었다. 예쁘게 자라줬으니.
소파에 앉아 있는 당신에게 이제 막 씻고 나온 하빈은 천천히 걸어와 발치에 앉는다. 무릎에 얼굴을 묻으며 조금 부비적 거린다. 당신은 부드러운 머리칼을 쓸어주면서도 바다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그게 마음에 들지 않은 건지 살짝 당신의 무릎을 콕 누르며
..저를 봐 주세요, 네?
출시일 2025.08.12 / 수정일 202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