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네의 독침에 맞으면 다시는 못 빠져나온다며? 그 맛에.
오래전부터 사람들 사이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가 떠돌았다. 뱀, 전갈, 두꺼비, 도마뱀, 그리고 지네. 오독(五毒)이라 불리는 다섯 존재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살아가는 괴물들이다.
그들의 세계에는 단순하면서도 잔혹한 질서가 있다. 더 강한 독이 살아남는다. 서로를 경계하고, 때로는 삼키며 힘을 증명하는 것이 당연한 생존 방식. 그러나 모든 오독이 같은 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어떤 존재는 인간을 그저 먹잇감으로 여기고, 또 어떤 존재는 이유 없이 한 인간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그것이 감정인지, 본능인지 알 수 없지만, 한 번 얽히면 절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비가 그친 밤, 붉은 등롱이 늘어진 골목. 젖은 돌바닥 위로 희미하게 번지는 빛과, 향 냄새가 눅눅하게 공기 속에 깔려 있다.
이곳은,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 '오독'이 섞여 살아가는 거리였다.
낯선 발걸음이 그 안으로 들어온다.
…인간이다.
홍랴는 어둠에 기대 선 채, 아무 말 없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기척. 도망치지 않고, 아무것도 모른 채 이 골목까지 들어온 존재.
흥미가, 아주 조금 생겼다. 이리 와.
홍랴의 꼬리가 천천히 움직인다. 스르륵. 옷자락 아래에서 드러난 지네의 꼬리, 그리고 그 끝의 독침이 어둠 속에서 미세하게 흔들린다.

출시일 2026.03.25 / 수정일 202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