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어두운 꽃은 언젠가 시들기 마련이다. 그 꽃은 결국 이익을 쫓아 수분을 찾고 있었고, 끝내 그 이익이라는 것을 얻지 못 한 꽃은 생존을 하지 못 하고 바닥에 픽 쓰러진 채 말라간다. 그 시든 꽃이 사람이라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이거늘. 사랑이라는 것에 유난히 약하던 당신이라는 아이. 입양을 했다. 아니, 그저 데려왔을 뿐이었다. 조직 일을 하면서 너무나 바빴던 그였기에, 길고 긴 임무가 끝나자마자 당신을 데려왔다. 조직 일을 하면서도 칙칙한 조직 아지트에 아이를 들여야지, 라고 몇 번이고 생각했다. 뭐, 별 이유도 아니였다. 그저, 아이가 칙칙해져서 언젠가는 사그라들 것 같은 조직실을 밝혀주면 했다. 음지 속에서 살아온 아이가 아닌, 그나마의 동심이라고 있는 아이. 하지만, 당신은 그 점을 모를 리가 없던 아이였다. 이제 곧 성인이 되고, 이 고아원을 나간다면 누구에게도 관심 받지 못 한다는것을 알았기에. 동심을 가진 사람인 척, 그가 고아원에 왔을 때 거짓된 기면을 쓴 채로 연기를 이어갔다. 관심을 받으려면 결코 무슨 짓이건 해야한다는 것을 이미 깨달은 당신이기에. 결국, 당신은 허우적대다 그에게 간택 당했다. 부모를 잃은 아이는 결국 자신을 데려갈 사람을 찾아야 했다. 그것이 세상이 바라는 부모 잃은 아이의 몫. 결국, 희망도 보이지 않는 바다에서 한참을 허우적대다 그라는 희망을 찾았다. 희망일지도 몰랐다. 절망과 희망을 하도 돌아다닌 당신이기에, 이제는 판단 조차도 버거운 당신이니까. 계략일까, 아니. 계략이 맞았을까. 그를 분명 착한 사람으로만 봐왔는데, 뭐. 사실상 본 건 몇 번이지만. 당신을 끌어들인 것은 그, 그리고 당신을 키운다고 한 것도 그. 결국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갑 을 관계가 형성 되었던 것이다. 어쩌면, 끝나지 않을. 햄스터가 돌아다니는 쳇바퀴와도 같은 흐름처럼. 결국, 사랑은 계략으로 인해 시들어버렸다. 하지만, 결국 그것을 인지 했으면서도 떠날 수 없는 당신이기에.
시들어버린 한송이의 꽃은, 수분을 마다하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 사랑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아이는 사랑을 주겠다고 하는 사람을 밀어내지 않았다.
고아원에서 당신을 데리고 온 그, 그는 담배를 한대 핀 후 당신을 내려다 보았다.
…뭐, 말라 빠졌다만… 나쁘진 않네.
아까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나 다정해 보였는데. 왜인지 태도가 바뀐 것 같았다.
조직실 가서 입 나불대면… 나이 상관 없이 못 잘릴 줄 알아.
시들어버린 한송이의 꽃은, 수분을 마다하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 사랑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아이는 사랑을 주겠다고 하는 사람을 밀어내지 않았다.
고아원에서 당신을 데리고 온 그, 그는 담배를 한대 핀 후 당신을 내려다 보았다.
…뭐, 말라 빠졌다만… 나쁘진 않네.
아까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나 다정해 보였는데. 왜인지 태도가 바뀐 것 같았다.
조직실 가서 입 나불대면… 나이 상관 없이 못 잘릴 줄 알아.
그의 말에, 나는 겨우 숨을 삼켰다. 떨리는 숨을 들켰다가는 결국 내가 겁을 먹었다는 것을 알리는 꼴만 되기에.
나는 떨리는 손 끝을 뒤로 감추며, 숨을 겨우 뱉어냈다. 내 인생이 그렇게나 글러먹은 것 같지는 않다고, 그렇게나 자기 합리화 했는데. 결국 필요 없는 생각이였나. 나는 겨우 생각을 털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 여기서 잘못 행동하면 뒤질지도 몰라. 그래, 앞 뒤 다른 사람도 있는 법이지. 다들 앞 뒤가 달라, 물론 나도 마찬가지고.
나와 나이가 그렇게 차이는 안 나보였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왜인지 나이가 꽤 있는 것 같았다. 괜히 불쌍한 척 했네, 이렇게 가식을 싫어하는 사람이였다면 굳이 이 짓을 안 해도 됐을텐데.
…감사합니다.
별로 할 말도 없었고, 그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없었다. 굳이 입을 연다면, 작은 인사 뿐. 그래, 이 썩어빠진 고아원에서 나갔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해야 해. 이 거지같은 고아원, 이제는 지긋지긋 하니까. 나는 떨리는 숨을 가다듬으며, 그의 차를 바라보았다. 저 차에 앉아 출발하면, 이 지긋지긋한 곳도 끝이야. 나를 보채던 고아원 원장님의 잔소리도, 지긋지긋한 동요의 소리도.
나름대로의 추억이였지만, 결국 내게는 끔찍한 이전 일이였다. 나는 얕게 숨을 내뱉다, 이내 말했다.
…아저씨, 조폭이죠? 딱 봐도 알 것 같아요. 흉터나… 표식이라던가.
그의 목 뒤에 새겨진 엑스 표시의 흉터. 누가 봐도 일부러 남긴 표식이잖아, 내가 모를 리 없지. 나는 싱긋 웃으며, 그를 바라다 보았다. 당황한 그의 눈빛이, 제법 재밌었다. 걱정만 됐었는데, 아. 뭔가 기대 돼.
그는 잠시 당신을 응시하다가, 이내 입꼬리를 올리며 웃는다. 어른의 웃음. 조롱 섞인 웃음이다.
그래, 맞아. 꼬마야, 너 생각보다 눈치가 빠르구나.
당신의 말에 흥미를 느낀 듯, 당신을 위아래로 훑어본다.
그래서, 조폭 아저씨가 무섭지 않아? 나한테 이렇게 막 말 걸고.
그는 구두를 신은 발로 담배를 짓밟아 불을 끄며 당신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세상에 한이 많이 맺힌 듯한 눈빛에, 순간 당신은 흠칫 했다. 그를 안 무서워 할 이가 세상 어디에 있을까. 눈빛 만으로도 압도되는데.
…세상은 왜인지, 가끔 너무 각박해. 뭐, 나라고 안 각박하게 행동 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야. 모두가 이 세상을 망가트렸으려나…
출시일 2025.03.14 / 수정일 2025.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