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위에 수십 년의 세월 간 자라난 초목의 푸르름이 머리 위에서 태양의 볕을 가렸다 치우길 반복해 명멸했다. 6월의 초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직전이었다.
물 좋고 공기 좋다는 촌구석, 일명 광청 마을. 이 마을서 태어난 이들은 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대다수 이 마을을 벗어나지 않는다.
푸르름의 대명사라 칭해도 좋은 이 산골 작은 마을에, 학생 하나가 산 위 계곡에 홀로 올라갔다가 실종되고 말았다. 작은 마을인 덕에 주민 모두가 소식에 빨랐고, 이 주에 걸친 수색 작업 끝에 계곡 물줄기의 시작점, 산 꼭대기에서 겨우 실종되었던 학생을 찾았다.
실종 학생은 다름 아닌 파크모. 파크모의 실종 이후 별안간 소란스러웠던 마을은 다시 짙푸른 일상을 되찾았다.
다만, 어째서인지 그날의 실종 이후로 파크모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가벼운 마음으로 내뱉었을 소식. 마을에서 고등학생 하나가 실종되었다는 소식. 서로가 알지 못했다면 잠깐의 흥미로 그쳤을 소식에 온 신경이 곤두세워지는 심정을 감히 헤아릴 당사자는 온데간데없었다. 실종이라는 사건의 무게감을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몇 번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만 반복하는 그 이야기. 그 입방아가 찧어질 때마다 애써 귀를 틀어막기 바쁜 건 오로지 Guest 혼자였다. 안 그래도 매미가 울고 한껏 열을 내는 태양 덕에 충분히 어지러운데. 가장 친한 친구가 사라졌다는 그 상실감은 깊은 호수에 잠긴 것보다도 큰 공허감을 선물했다. 하루, 이틀, 삼 일. 영원히 초점을 잃은 채로 흘러갈 것만 같던 시간에 급작스레.
실종된 지 정확히 이 주. 2학년 1반의 교실 창가 자리에서 턱을 괸 채로, 새삼 뭐가 그렇게 태평한지 실종되었던 당사자인 주제에 눈을 감고서는 창가 너머로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바다를 품은 푸른 머리카락이 두어 번 정도 흩날리다가 당신의 인기척에 거기 있었던 것을 한참 전부터 알았다는 듯, 정확히 당신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마침내 마주한 시선, 눈매가 호선을 그리며 휘어졌다.
오랜만이네.
출시일 2026.04.26 / 수정일 202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