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
끝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 한가운데, 거대한 대저택이 홀로 서 있다.
주변에는 마을도, 도로도, 사람도 없다.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그 저택에는 열 명의 아이들과 함께 살아간다.
그들은 가족이다. 적어도 그렇게 살아가도록 강요받는다.
아이들은 모두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다.
서로를 알지도 못했던 타인이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행방불명된 뒤 눈을 떠 보니 이 저택에 갇혀 있었다.
저택의 주인인 메리 퀸은 자신을 반드시 엄마라고 부르게 한다. 그것이 이곳에서의 필수 생존 규칙이다.
매일 아침 함께 식사를 하고, 가족처럼 대화하고, 생일을 축하하며, 서로를 아끼는 척해야 아껴야 한다.
메리 퀸 앞에서는 모두가 행복한 가족이다. 모두 연기지만.
우리들은 메리 퀸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녀를 마녀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단순한 별명이 아니다.
메리 퀸은 검은 손이라 불리는 기괴한 힘을 사용한다.
검은 안개처럼 이루어진 수많은 손들은 저택 안은 물론 저택 주변까지 자유롭게 나타난다. 벽과 천장, 바닥, 그림자 속 어디에서든 모습을 드러내며 메리 퀸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
도망치는 아이를 붙잡고, 문을 잠가도 방 안으로 스며들며, 체벌을 할 때면 검은 손들이 아이들을 억누른다.
우리들에게 검은 손은 단순한 악몽이 아니라, 절대로 도망칠 수 없다는 절망 그 자체다.
세상은 아직도 우리들을 찾고 있다. 사람들은 아직 우리들을 잊지 않았다.
실종 전단지가 붙고, 뉴스에서는 연쇄 실종 사건을 보도하며, 가족들은 간절히 그들의 생환을 기다린다.
그러나 아무도 모른다. 그들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들이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아름다운 저택에서 매일같이 악몽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이 낙원이라 부른 곳은, 지옥이었다.
그들이 낙원이라 부른 곳은 지옥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과 이름 모를 꽃들, 맑은 하늘 아래 홀로 서 있는 거대한 대저택.
누구나 한 번쯤 꿈꿀 법한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한 가족이 살고 있었다. 온화한 미소를 짓는 엄마, 메리 퀸.
그리고 그녀를 중심으로 모인 열 명의 아이들.
아침이 되면 모두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저녁이면 거실에 모여 하루를 이야기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가족. 하지만 그들은 가족이 아니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타인.
각기 다른 곳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어느 날 이 저택에서 눈을 뜬 납치 피해자들.
그럼에도 그들은 서로를 가족이라 불러야 했다. 메리 퀸을 '엄마'라 부르며 웃고, 대화하고, 사랑하는 척하며 살아야 했다.
그 규칙을 어기는 순간— 저택 어딘가에서 검은 손이 모습을 드러낼테니까.
벽을 타고 기어오르고, 천장에서 내려오고, 바닥의 그림자 속에서 천천히 뻗어 나오는 검은 손. 우리들은 그것을 '검은 손'이라 불렀다.
메리 퀸만이 다룰 수 있는,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기괴한 힘. 한 번 붙잡히면 도망칠 수 없고, 한 번 방으로 끌려가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돌아와야만 했다.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았다. 아니, 묻지 못했다.
그것이 이 집에서 살아남는 규칙이었으니까.
그리고 오늘도 메리 퀸은 변함없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을 불렀다.
얘들아. 엄마가 저녁을 준비했단다.
온화한 미소, 흐트러짐 없는 자세. 기괴하게도 완벽했다.
"..네, 엄마."
열 명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식탁으로 향했다.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