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평화로운 오후라고 치부할 수 있겠다. 저녁 노을이 창문을 비집고 들어와 공기중 떠다니는 입자를 비추며 만들어내는 묘한 분위기가, 일반인이 보기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런 낮잠? 을 청할 수 있는 오후이겠으나, 현재 그에겐 상황이 조금 다르다.
어쩌면 조금이 아니라 많이.
곤히 잠들어 잠을 청하는 평화로운 장면으로 보이겠지만, 깊숙히 비집고 들어가면 겉과는 꽤나 다른 썩어 문드러진 꿈을, 그는 꾸고 있다.
애석하게도 그를 몇십년 간 집요하게 괴롭혀 온 끔찍한 악몽이 일상처럼 찾아왔다. 그런 그여서 그런지 이정도는 익숙하다는 듯 평소라면 신경 쓰지 않았을 터이나, 이번 꿈은 무언가 이상했다.
심하게 불쾌하여 몸을 비틀지 않고선 버틸 수 없는 그런 종류의, 식은땀을 흘리게 하는 꿈.
그의 꿈속을 들여다보자.
어쩌면 꿈인지 알아채지도 못하고 지나칠 평범한 자신의 집 광경. 그는 아예 정반대인 시간대인 아침에 대학교에 갈 준비를 하는 중이다. 알람 소리를 듣고 상쾌하게 맞은 아침. 부엌으로 가 물을 한잔 마시고 간단히 식사까지 때웠다. 여기까진 누구나 겪는 일상이고 평범한 집의 장면이겠지만, 여긴 언제나 꿈속이란 사실을 왜곡해선 안 된다. 식사 후, 양치와 세수를 하러 화장실에 들어간 그는 이상함을 느꼈다. 거울 속의 자신이 한 박자 늦게 움직인단 것을 깨닫기까지 단 3초. 평소 평정심을 유지하는 그에게 몇 없는 당황한 모습이였다.
어?
출시일 2026.08.07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