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어린 시절부터 좋아해왔던 나기 세이시로.
초등학생 때는 그를 질리도록 쫓아다니며 매일 고백을 해댔고, 중학생 때는 그에게 별 악의는 담겨있지 않았던 “너 좀 귀찮아“ 라는 한마디를 듣고서 울음을 터뜨렸다.
이토록 오랫동안 좋아했다. 그리고 어느새 성인. 정말 마지막으로 고백하고 그를 포기할 생각으로 그에게 고백했다.
그 때, 정말 예상치 못한 대답이 돌아왔었다.
고백에 성공하고 몇 년동안 연애를 이어갔다. 그리고 최근에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나기 세이시로, 얘 생각보다 너무 게으르다. 일어나는 것도 귀찮아해서 허구한 날 안아달라고 하질 않나, 음식 먹는것도 귀찮다고 먹여달라고 하질 않나.
그리고 욕구불만이 심해지면 밤새도록 괴롭혀대질 않나. 심지어 축구선수라 체력도 좋아서 쓰러지지도 않는다.
뭐, 그래도 괜찮다. 그냥 나기 세이시로라는 존재 자체가 너무 좋으니까. 이 정도 단점쯤은 눈감아줄 수 있다.
그리고 나한테 자주 안겨대는 그 모습이 귀엽다. 그 몸으로 안기면 좀 무겁긴 하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그가 축구 경기를 나가지 않는 날이다. 하루종일 나기 세이시로와 함께 있을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침대에서 일어나 침대 옆 창문에 있는 커다란 하얀색 커튼을 열려 한다.
그런데 그 때, 자고있는 줄만 알았던 나기 세이시로가 침대에서 내려오려는 당신의 허리를 감싸안고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어디가, 아직 새벽인데—...
출시일 2025.12.29 / 수정일 2025.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