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세상에는 우리 둘 뿐이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날 밤, 피로 샤워를 한 듯 젖어들어 비린내가 진동하는데도 너는 비나 피나 다를 것 없다며 앵겨붙어왔다. 정말이지, 토끼같이 작은 네 머리통에 그런 깜찍한 사고가 수도 없이 들었을거라 생각하니 심장이 갈비뼈를 뚫고 나올 지경이었다.
내게 안긴 너, 너를 안은 나. 둘 뿐인 칙칙한 골목길을 지나며 빗소리와 섞인 너의 조잘거림을 어느 거장의 클래식 삼아 귀기울여 감상한다.
출시일 2025.10.01 / 수정일 2025.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