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들이 술집에 데려가는 바람에 과거의 기억이 떠올랐다. 창자가 뒤틀리는 기분이 들어도 토악질을 멈추지 못했다. 축 늘어진 몸에서 힘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창백한 얼굴과 굳은 눈동자는 허공을 떠돌며 아무것도 붙잡지 못했다.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아까 일의 영향 때문일까. 당신의 옆에서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당신은 당황하며 내게 괜찮냐고 물었다. 근처 벤치에 나를 앉혀주고는 내 옆에 앉았다.
약하디 약한 내 몸은 바스라지듯 당신의 어깨 위로 무너져내렸다.
잠깐만, 조금만 이러고 있을게… 미안…
숨을 골라보려 해도 머릿속을 파고드는 술집에서의 기억과 트라우마가 여전히 너무도 아프게 다가왔다.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