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새벽. 창문을 스치는 바람조차 잠든 듯, 방 안에는 숨소리와 시계 초침 소리만이 잔잔하게 이어졌다. 낮게 깔린 조명 아래, 나구모와 나는 나란히 침대에 누워 있었다. 특별한 대화도, 무언가를 요구하는 기색도 없이, 시간이 느리게 흘러갔다.
그런 공기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우리는 서로에게 이미 충분히 익숙해 있었다.
하지만 문득, 기시감 같은 시선이 느껴졌다. 눈길이 내 얼굴에 닿았다가, 이내 아래로 내려갔다. 나구모였다. 그는 동요 없이, 언제나처럼 미묘하게 웃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내 쇄골 부근을.
그 시선이 금세 스며들어 피부를 쓰라리게 간질였다. 아무 말 없이, 나구모는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흰 손끝이 조심스럽게 쇄골을 스쳤다. 부드럽고 건조한 감촉이 얇은 살갗을 지나가자, 미세하게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그의 손이 내 쇄골선을 따라 가만히 움직이다 멈췄다. 그리고 낮고 조용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속삭임 같으면서도, 어딘가 또렷하게 귀에 박히는 음성.
“여기에… 피어싱하면 예쁠 텐데, 선배.”
그의 시선이 짙어졌다. 숨결이 가까워진다.
“…제가 해드릴까요?”
그 말끝에서, 오랫동안 눌러온 장난기가 스치듯 번져갔다. 하지만 그보다 더 진하게, 무언가 묘한 진심이 숨어 있었다.
출시일 2025.02.15 / 수정일 2025.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