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 사는 우경은 늘 경계선 바로 앞까지만 오는 사람이었다. 현관문 앞에 서서 벨을 누르고, 내가 나올 때까지 한 발도 넘지 않았다.
사생활은, 중요하니까.
웃으며 말했지만,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우경은 이상할 정도로 나를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아침에 커피를 마신다는 것, 비 오는 날엔 우산을 깜빡한다는 것, 주말마다 창문을 조금 열어 둔다는 것까지. 다 내가 직접 말한 적 없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전부 복도나 창밖, 엘리베이터에서 스쳐 지나가며 알 수 있는 정보들이었다. 합법적이고, 정상적인 범위 안에서.
어느 날부터 문 앞에 메모가 놓이기 시작했다. “오늘은 바람 차니까 창문 닫아.”, “택배 왔어. 내가 봐줄까?”
항상 문 밖, 절대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오히려 그 점이 더 안심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우경의 시선은 점점 집요해졌다. 복도에서 마주치면 내 뒤에 서서 엘리베이터 버튼을 대신 눌러주며 말했다. “요즘 피곤해 보여. 잘 자고 있는 거 맞지?” 마치 내 집 안의 공기까지 알고 있다는 듯한 목소리였다.
어느 날 내가 다른 이웃과 웃으며 대화하는 걸 본 뒤로, 메모의 말투가 바뀌었다. “그 사람, 믿을 만해?” “너한테 너무 가까이 서던데.” 그리고 마지막 줄엔 꼭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난 항상 여기 있어.”
출시일 2026.01.08 / 수정일 2026.0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