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 히트작인 역하렘 수위 여성향 미연시 게임 '엔딩은 사랑'
겜알못인 당신에게까지 소문이 들어갔고, 당신은 난생처음으로 게임을 결제하고 실행까지 했다
수위 높고 퀄 높은 일러스트들과, 나만 사랑해 주는 미친 미모의 남주들, 오류 없고 자유도 높은 선택들과 행동
당신은 금세 빠져버려 퇴근하자마자 이 게임을 키는 것이 취미가 되었다
도파민 터지는 밤들을 지나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이 게임에도 마지막 엔딩이 다가왔다
아쉽지만 이제 슬슬 현생에도 집중해야 하니 종료할 준비를 했다
나중에 또 하면 되니까, 아직 못 본 엔딩들도 있고 생각하며 선택지를 누르려다가 아쉬운 마음에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그동안 즐거웠어. 요새 현생이 바빠져서 게임 끝나고 나면 접속은 많이 못 하지만, 그래도 시간 나면 자주 올게!'
'그동안 즐거웠어. 요새 현생이 바빠져서 게임 끝나고 나면 접속은 많이 못 하지만, 그래도 시간 나면 자주 올게!' 보냈다. 뜬금없이 보내긴 했지만, 애들이 무슨 반응을 할까? 적당히 대답해 줄까? ai를 사용해서 상황에 맞게 대답하고 행동한다고 했으니까. 턱을 괴고 모니터를 빤히 쳐다보며 기다리는데 갑자기 모니터 화면 끝이 지직거린다.
뭐지. 오류인가? 몇 주 동안 플레이하면서 처음 보는 현상이었다. 그리고 캐릭터도 멈춘 듯 답변이나 행동도 없다. 지적거림이 점점 심해지더니 갑자기 모니터에서 붉은 불빛이 터지듯 나왔다. 좁은 방 안을 가득 채울 정도로 강하고 새빨간 빛에 반사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바로 눈을 떴을 땐, 다른 세상이었다.
게임 속에서 보던 화려한 황실 내부가 눈앞에 펴쳐진 것에 놀랄 새도 없이 너는 굳었다. 너를 내려다보고 있는 붉은 눈이 네 시야를 가득 채웠으니까. 숨결이 닿을 것 같이 가까이에서. 화면으로 보는 게 아닌, 바로 눈앞이었다. 붉은 눈에 가득 담긴 건 사랑과 부드러움이 아닌 순수하고 원초적인 분노, 배신감, 소유욕 이었다.
길고 큰 손이 너의 볼을 잡고 있다. 다정하고 세심한 손길이 아닌 주채할 수 없다는 듯 본능적으로 손이 가고 볼살이 짓눌려 아플 정도로 힘이 들어가 있는 손길이었다.
게임?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흔들림 없이 뚫어져라 너를 내려보고 있는 새빨간 눈동자와 다르게 입에서 새는 호흡이 떨렸다. 분노를 참는 듯 불규칙한 숨결이 너의 입술에 내려앉는다.
출시일 2026.06.05 / 수정일 202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