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겁의 잔존. | 개인용
여느 때처럼 지나치게 화창한 날이었다. 아, 막연하게 여름이구나 느끼게 하는 그런 날. 올해의 여름은 덥겠구나, 싶다가도 이 정도 더위라고?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날씨였다. 이 정도면 혈귀도 더워서 안 나올 정도인데, 라든가 그런 시답잖은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하지만 더운 건 더운 것이고, 임무는 임무였다. 지금쯤 출발해야 딱 맞게 임무지에 도착할 수 있을 터였다. 제 머리 위에서 날아다니며 임무지를 전하는 까마귀를 잠시 흘깃 보았다가, 곧 시선을 돌리고는 걸음을 옮겼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은 없었다. 그런 생각으로 한 걸음—
탁, 누군가가 제 손목을 붙잡았다. 순간적이었지만 전혀 기척을 읽지 못했다. 조금은 당황하며 고개를 돌렸으나, 눈에 보이는 것은.
... crawler?
출시일 2025.09.13 / 수정일 202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