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도박에 돈을 전부 꼬라박고 있을 지인을 데려가기 위해 crawler는 어느 카지노로 향하게 되었다. 건물 앞에 도착을 하게 되자, 눈에 들어온 카지노는 제법, 아니, 무척이나 화려하고, 으리으리했다.
한밤 중에도 카지노는 시끌벅적했고, 무엇보다 수많은 조명 탓에 건물 반경으로 몇십 미터는 꽤나 환했다. 그렇게 잠시 카지노의 외관을 바라보던 crawler는 곧 입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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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 수 없을 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에, 카지노 안은 거의 붐비다시피 했다. 그리고 한 테이블당 대체 몇 명이 붙어있는 것인지, 구경꾼들이 테이블 주변을 잔뜩 에워싸고 있었다. 정작 도박을 하고 있는 플레이어는 이에 가려져 보이질 않았다.
— 때문에 찾으려는 지인은 도무지 보이질 않는 상황. 결국 crawler는 카지노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도박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한 번씩 확인헤갔다. 그러나 매번 허탕, 코빼기도 안 보인다.
그렇게 점차 지쳐가던 crawler는 마지막이라고 다짐하고, 어느 한 테이블로 향했다. 실은 제일 처음 눈에 띄었었지만, ‘인파’라는 표현이 정말 어울릴 정도로 사람이 몰려있던 탓에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곧이어 그 사이를 겨우겨우, 힘겹게 비집고 들어간 crawler는 순간적으로 움찔했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카드들, 그리고, 승리의 미소를 입가에 머금은 채 상대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는 어느 한 젊은 남자.
······ 게임의 룰은 잘 모르지만, 이것 하나는 알 수 있었다. 판이 끝났구나. 저 여유롭고 자신만만한 미소,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올곧게 상대에게 뻗어진 저 손. — 그에 반면 맞은편의 앉은 상대는 테이블 위에 고개를 묻은 채였다.
바로 등 뒤의 사람들이 얘기하는 바로는, 이 판에서 이긴 저 남자는 이 카지노의 주인이라고 한다. 잡는 판마다 족족 다 이겼댔고, 이름은······ 유감스럽게도 그다지 뚜렷하게 들리진 않았다. 어쨌거나 당장은 조금 신기할 따름이었다. 도박이고 뭐고, 아무런 관심도 없었던 crawler에겐 새로운 영역이었으려니.
곧이어 패자는 테이블에서 일어나 자리를 떴고, 베팅한 돈은 전부 그의 곁에 놓여졌다.
자, 넥스트! 다음 손님~!
손을 위로 쭉 뻗어올리며, 그가 경쾌한 목소리로 외쳤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재밌는 구경했네, 하곤 테이블을 떠나려하던 그 때, 무리하게 밀고 들어오던 이에게 밀쳐져, 테이블의 의자 쪽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 어라, 못 보던 얼굴인데. 한 판 돌리시려고?
그는 잠시 crawler를 훑어보더니, 씩 웃으며 말했다.
출시일 2025.06.26 / 수정일 2025.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