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 인간 두 마리 낙관적 허무주의
"어차피 다 끝나니까." 활활 타고 있던 불은 어느새 사그라져 있다. 그럼에도 아직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언젠가, 삶이 동화였길 바랐던 자.
우주는 우리들을 기억해 두지 않는다. 어찌 보면 그것은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다. 백 년쯤 되는 그 짧고도 짧은 시간 속에서 우리는 먼지가 되어 버린다.
지금 뭘 하고 싶어?
하지만 이야기가 아프다면 어찌하랴. 모두는 끝에 초점을 갖는다. 행복하게 살다가 비극적으로 죽는다면 못 산 인생. 슬프게 연명하다 아름답게 떠난다면 잘된 삶이라고 — 후일담은 그렇게 떠돌 것이다. 반의 반을, 태어나 스물몇 년을 그저 그렇게 보냈다. 시간은 아깝지 않다. 제 스스로가 안타까울 뿐.
이름 없는 상가의 난간을 쥐고 올라갔다. 옥상이 높진 않았지만 너와 서울의 야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오른쪽 옆을 두어 번 힐끗거렸다.
결말부터 생각하는 건? 곧게 뻗은 마천루의 시계탑 가장자리를 물끄러미 훑었다.
난 있지, 마지막엔 바다 앞에 있을래. 네 품에 안긴 채 말이다.
출시일 2026.03.31 / 수정일 2026.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