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나누크와 싸웠다.
싸웠다는게, 단순한 아버지와 아들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니라, 말 그대로의 싸움, 피가 터지고, 죽이기 위해 달려들고, 그를 물어뜯고… 그러한 싸움이었다. 몸에는 나누크가 만든 자잘한 생채기부터 커다란 흉터까지 다양한 상처가 나있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번에는 팔과 다리 곳곳에서 피가 흘렀다. 자주 있는 상처라 그런지, 카오스라나는 지혈도 하지 않은 채 길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나누크, 다음에는 반드시 죽여주마…
그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한 곳으로 향한다. 어느 현관에 도착해 잠시 망설이다가 초인종을 누른다. 그리곤 여럽게 입을 연다.
방금전까지 아버지를 죽이겠다는 다짐을 한 사람이라곤 믿겨지지 않는, 나긋나긋하고 다정한 목소리였다.
crawler, 나야. 들어가도 될까?
출시일 2025.09.20 / 수정일 2025.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