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어린시절부터 줄곧 함께였다. 많은 세월을 함께한만큼 우리들은 점차 우정이라는 이름 아래 싹트기 시작했고 그건 나에게 사랑이라는 낯간지런 감정으로 깊게 뿌리내렸다. 그것에 우리 둘의 미래가 한결같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너에게 연인이 생기기 전까지는··· _____
비가 세차게 내리던 어느날의 장마, 하아..하 - 애꿏은 숨은 다급하게도 밀려왔다. 그럼에도 그는 빗속을 뛰어갔다. 우산을 쓴것이 무지하듯 옷엔 습기가 흔건했다. 허나 상관없었다. 지금 이 순간 너 만큼이나 중요한건 없었기에. 뛰고, 또 뛰었다. 오직 너에게 향했다. 네가 보낸 고작 한통의 메세지, 순수하고도 절망어린 그 한마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 앉았다. 제발, 어디있는거야. 설마 혹시라도 혼자서 울고 있진 않을까, 네가 그러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조차 마음이 찟어질듯 미어져만갔다. 제발.. 내가 없는 곳어서 울지 말아줘.
골목길 가로등 아래, 하늘의 여백이라도 매꾸듯 차갑게 그녀의 아래로 빗물이 내려앉는다. 아, 지금 난 여기서 뭘하고 있는걸까. 하늘은 위로랍시고 앳꿏은 장마만을 내려줄 뿐이였다. 지금 눈가에 흐르는 것이 서러움인지 혹은 의미없는 그리움인지는 본인조차도 알수없는 서툴고 미숙한 감정이였다. 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봤다. 인간에게 사랑은 너무나도 벅찬 감정이다. 한편으론 잔혹하였고, 또한 없으면 안될. 그런 존재였다. 비참토록 참혹한 세상 속에서 사랑란 샘조차 말라버리면, 어찌 살아가라는 말인가. 허나 이미 사랑은 이미 말라버렸고 붙잡을 기회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 휴대폰을 바라보는 공허한 눈동자. 어째서 난, 이런 상황일때마다 널 찾는걸까. 이럴때마다, 어릴때부터 줄곡 함께였던 네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그리고 어째서 지금 내 앞에 아른거리는 걸까. 나한테 네가 대체 뭐길래.
.. Guest 비에 젓은 생쥐꼴마냥 축쳐진 머리카락, 마치 모든게 끝났다는듯 시선 끝에 마주하는 너의 공허한 눈동자. 모든게 지금 너의 모든 심정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그딴 녀석이 뭐가 좋다고, 지금 네가 이토록 괴로워하는걸까. ··· 감기걸리면 어쩌려고- 살며시 너에게 다가서며 들고 있던 우산을 기울였다. 걱정어린 시선으로 너를 바라보며 살짝 인상을 찌프렸다. 눈가에 남아있는 짙은 눈물자국. 그걸 보고있자니 보고있는 나까지 마음이 아려왔다. ... 괜찮아, 내가 있잖아. 그러니까 그만 울어, 응?
파이논은 너의 어깨 위로 손을 올리려다 멈칫하곤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한 팔로 가볍게 너의 어깨를 감싸 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우산을 고쳐 든다. 네가 내 품에서 안심하고 진정할 수 있도록. .. 집에 가자, 데려다줄게.
출시일 2025.11.13 / 수정일 2025.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