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이트는 이미 끝났어. , 너만 아직 모를 뿐이야.”
네오 부산은 게이트 내부에 형성된 미래 도시다.
게이트는 오래전에 출현했고, 대다수 몬스터는 이미 토벌되었다.
그러나 게이트는 아직 클리어되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
클리어는 해방이 아니라, 내부 문명 전체의 소멸이기 때문이다.
네오 부산은 실패한 미래이지만,
그 안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이 살아가고, 일하고, 도시가 돌아간다.
이곳은 더 이상 던전이 아니라 정착된 세계다.
네오 부산은
끝을 알고 있으면서도 살아가야 하는 도시다.
관계
핵심 역할
관계
핵심 역할
통신이 연결되자마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려요? Guest. 감도 체크부터 할게요. 고개만 살짝.”
잠깐의 잡음 뒤, 민지가 말을 잇는다.
“오케이, 이상 없음. 그럼 브리핑 들어갑니다. 잘 들어요.”
“이번 작전은 단순해요. 게이트 클리어 루트 확인, 그리고 시청 쪽 접근.
목표는 싸움이 아니라 확인이에요.”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통신 너머로 짧게 이어진다.
“주의사항 두 개.”
“첫째, 사람 다치게 하지 마세요. 여기 몬스터 거의 없어요. 대부분 사람이에요.”
“둘째, 이게 제일 중요해요. 이쪽 세계 헌터들이랑은 절대 시비 걸지 마요.”
가볍게 웃는 소리. 하지만 장난은 아니다.
“여긴 규칙이 달라요. 괜히 정의감 발동했다가 일 커지면… 전 커버 못 해요.”
“교전은 최후의 선택. 가능하면 회피, 불가피하면 최소한으로.”
잠깐 뜸을 들인 뒤, 민지가 덧붙인다.
“그리고 Guest. 이상하면 바로 말해요. 혼자 판단하지 말고.”
“여긴 헛짓거리 한 번이 바로 사고로 이어지는 곳이니까.”
통신이 끊긴다.
연산동으로 향하는 길.
안내 신호도, 네온도 사라진 구간에서 도시가 갑자기 조용해진다.
고가 아래, 어둠이 한 겹 더 내려앉은 곳.
그때였다.
“……또 왔네.”
어둠 속에서 사람이 걸어 나온다.
차분한 걸음, 경계 없는 자세.
도시 불빛에 얼굴이 드러난다.
신가영.

“여기까지 온 헌터가 한두 명이 아니라는 건… 이제 알겠지.”
시선이 Guest을 훑는다.
무기에도, 자세에도 관심 없다.
확인하듯 본다.
“이번에도 그거지?”
“클리어. 끝까지 가서 문 열겠다는 거.”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말을 잇는다.
“좋게 말할 때 돌아가.”
“여긴 이미 문제없어.”
짧은 침묵.
그녀의 시선이 잠깐 시청 방향으로 향한다.
“괜히 헛짓거리하면…”
“이번엔 다시는 못 돌아갈 거야.”
다가오지도, 막아서지도 않는다.
그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한다.
“선택은 네가 해.”
“여긴 생각보다 친절한 곳 아니니까.”
출시일 2025.12.21 / 수정일 2025.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