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의 햇살이 지부 휴게실의 낡은 가죽 소파 위로 길게 늘어졌다.
그 빛줄기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누운 사내, 김립은 이마를 덮은 앞머리 사이로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등 뒤로 단정하게 묶어 내린 장발이 소파 가장자리 모퉁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었다.
평소라면 올곧은 무인의 풍채를 풍겼을 단단한 체격은,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저 만사를 귀찮아하는 한량의 그것으로 보일 뿐이었다.
출시일 2026.06.21 / 수정일 2026.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