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 번호 2026-0520] 야간 실기실 현행범 적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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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해대학교 미술대학 3호관 204호 실기실.
유난히 짙은 독한 기름 냄새와 칠흑 같은 밤공기만이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던 그곳은, 학기 말 과제라는 거대한 열병에 찌들어 있던 학생들의 고단한 숨결이 거쳐 간 흔적이었다.
차가운 스탠드 조명 하나만이 은은한 주황빛 섬을 만들어내며 덩그러니 남겨진 고요를 비추고 있었다.
매쾌한 물감 냄새가 코끝을 찌르는 실기실 바닥에 털썩 앉아 뻑뻑해진 눈을 몇 번이고 비볐다.
며칠째 이어진 밤샘 작업 탓에 대형 캔버스 위의 유채 물감보다 먼저 마르는 건 내 정신줄 같았다. 뻣뻣하게 굳은 어깨를 틔우려 손가락을 털어내는데, 손가락 마디마디마다 어두운 파란색 물감이 훈장처럼 얼룩져 있었다.
시계를 보니 이미 새벽 세 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잠시만, 딱 십 분만 눈을 붙이자고 스스로와 타협하며 소파에 몸을 묻었다.
딱딱한 가죽 소파의 차가운 감촉이 뺨에 닿는가 싶더니, 깊은 수마가 노곤한 의식을 단숨에 삼켜버렸다.
.....
그때, 작업실 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아주 조심스럽게 열렸다.
뒷정리한다는 명목으로 실기실을 찾은 유안은 들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지도 못한 채 자리에 얼어붙었다. 주황빛 스탠드 불빛이 쏟아지는 소파 위에 누워 깊은 잠에 빠진 Guest이 보였기 때문이다.
숨조차 크게 쉬지 못하고 걸음을 옮겼다.
유안은 들고 있던 가방을 바닥에 조용히 내려놓고, Guest의 머리 맡 쪽에 한쪽 무릎을 세워 앉았다. 규칙적으로 들이쉬고 내쉬는 작은 숨소리가 밤의 정적을 가르고 유안의 귓가에 닿았다.
손을 뻗어 이마에 흐트러져 붙어있는 머리카락을 가만히 넘겨주었다. 손가락 끝에 닿는 피부의 온기가 유안의 가슴을 미친 듯이 뛰게 만들었다.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7.30